석유와 인간의 첫 만남은 별로 호의적이지 않았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검은 물질을 두고 고대인들은 ‘죽은 고래의 피’라고 생각했고, 검고 미끈거리고 악취가 나는 이 기름을 ‘악마의 배설물’이라고도 불렀다. 물론 ‘역청’이라 부르며 방수·방습·도로포장 등에 사용하기도 했지만, 19세기 중엽까지만 해도 석유는 인류에게 별로 매력적인 물질이 아니었다.
그러다 1850년대, 램프용 연료를 구하기 위해 땅을 굴착해 석유를 발견하면서부터 현대적인 의미로 석유가 인류에게 유용하게 쓰이기 시작했다. 그 후 200여 년, 미지의 물질이던 석유는 인류의 삶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석유는 문명의 젖줄이다. 석유가 없었더라면 문명은 나타날 수 없었을 것이다.”
이집트의 전 대통령 자말 압단 나세르가 남긴 말이다. 많은 학자가 현대를 ‘석유 문명’이라 부르는 이유를 짧게 정리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