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의 유한성을 무시하고 펑펑 쓰면 어떻게 될까? 1970년 피크오일[1]을 경험한 미국의 사례를 보면서 상상해보자. 19세기 말 최초로 유전을 찾아내며 석유 산업의 기틀을 닦은 미국은 1930년까지 세계 최대 석유 생산국으로 군림했다. 그 무렵 미국의 텍사스에선 새로운 유정(원유를 퍼내는 샘)이 한 시간마다 하나씩 발견될 정도였다.
미국인들은 석유 문명의 산물을 마음껏 누리기 시작했다. 1910년 미국의 자동차 대수는 50만 대였는데, 불과 20년이 지난 1930년 약 2600만 대로 늘었다. 가정과 공장에 석유를 에너지원으로 하는 현대식 기기도 널리 보급되었다. 이에 따라 1946년에는 미국의 석유 소비량이 생산량을 앞질러 수입에 나섰는데,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1970년 미국이 피크오일을 맞은 것이다. 일일 석유 생산량이 1130만 배럴로 정점을 찍은 뒤 계속 하락하기 시작했다. 이에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다른 산유국의 석유에 의존하게 된 미국은 1973년 오일쇼크[2]가 터지자 대혼란을 겪는다.
피크오일 당시 미국의 주류 학계는 이를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 과연 인류는 전 세계적 피크오일 시기를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을까?
미국 국립지질연구소에 따르면 전 세계 석유 매장량은 약 1조 7,000억 배럴인데, 현재 석유 소비 증가 속도를 감안하면 2030년을 전후해 피크오일이 닥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한다. 코앞의 일이지만 피크오일의 심각성을 체감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왜냐하면 ‘전통적’ 석유 말고 ‘비전통적’ 석유까지 고려하면 아직 남은 석유가 충분하다는 얘기가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