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의 모든 문명은 석유 위에 세워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니 석유 없는 현재와 미래는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 이 분명한 현실을 인정함에도 불구하고 인류는 석유 시대를 벗어나야만 하는 이유 또한 명확하다. 단지 석유 고갈 위기를 대비하기 위해서만이 아니다.
석유로 인한 환경 문제가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어서다. 석유는 생산은 물론이요 소비하는 과정에서 어마어마한 환경오염을 일으킨다.
우선 생산 과정을 보자. 석유 시추를 하려면 땅을 깊이 파헤쳐야 하는데 이때 분출되는 원유 찌꺼기들이 주변 토양과 뒤섞여 생태계를 파괴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원유를 정유하는 과정에서 화학 폐기물을 비롯해 다량의 오염물질이 배출된다.
더 심각한 것은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가 연소될 때 배출되는 온실가스다. 자동차, 가정용 난방기, 제철 공장의 기계 등 석유를 사용하는 동력원들은 끊임없이 온실가스를 내뿜는다. 특히 해외여행의 문이 활짝 열리면서 전 세계 국제항공 부문 석유 소비량은 2003년 48억ℓ에서 2017년 88억ℓ로 증가했고, 이산화탄소 배출량 또한 1,218만t에서 2,234만t으로 두 배가량 늘었다.
이처럼 화석연료 사용으로 내뿜어진 온실가스가 지구의 평균온도를 꾸준히 높여 인류의 생존을 위협한다는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 연구팀은 2021년 ‘석유 매장량의 60%를 추출하지 말아야 지구온난화를 지연시킬 수 있다’며 석유 사용을 줄여야 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