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을 들여다보기 전, 그림이 그려진 1784년 프랑스의 상황이 어땠는지 짚고 넘어갈게. 때는 프랑스 혁명이 일어나기 4년 전으로,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를 비롯해 왕실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하늘을 찌르는 상황이었어. 민심이 흉흉하다는 사실을 알아챈 왕가에선 국민의 충성을 유도하기 위해 미술을 활용하기로 마음먹었어.
그 무렵 촉망받던 화가 자크 루이 다비드는 어느 날 국왕의 보좌관 샤를 클로드 드 라 빌라드리로부터 작품을 의뢰받아. 국가에 대한 충성심을 강조하는 로마의 어느 전설 이야기를 그림으로 그려달라는 부탁이었지. 전설의 내용이 어떤지 알아볼까?
고대 로마의 역사가 티투스 리비우스의 《로마 건국사》에 따르면, 기원전 7세기 무렵 로마와 그 이웃 나라 알바는 몇 년 동안 치열하게 전쟁을 벌였다고 해. 오랜 기간 군대가 총동원되며 큰 피해가 발생하자, 양국의 지도자들은 다른 방식으로 승부를 내기로 하지. 로마와 알바에서 각각 전사 세 명을 뽑아서 그들끼리 싸우게 한 다음 이긴 편의 국가가 승리한 걸로 치자는 거였어. 로마를 대표하는 전사로는 호라티우스 가문의 삼 형제가, 알바에서는 쿠리아티우스 가문의 삼 형제가 나오게 돼.
그런데 기막힌 것은 호라티우스 가문과 쿠리아티우스 가문이 사돈지간이라는 사실이야. 쿠리아티우스 가문의 여인 사비나는 호라티우스 가문에 시집을 온 상태였고, 호라티우스 가문의 딸 카밀라는 전투에 나서게 된 쿠리아티우스 가문의 형제 중 한 명과 약혼했거든. 그러니 누가 이기든 두 집안엔 비극이 닥치는 셈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