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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 타다오,

건물이 아니라 공간을 만드는 건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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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는 가장 큰 물건을 디자인하는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 최소한 사람보다는 큰 것을 디자인한다. 사람들은 건축가가 디자인한 건축물의 모양을 보고 열광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건물은 감상하기 위해 만드는 것일까, 살기 위해 만드는 것일까? 이런 질문 앞에서는 생각을 좀 달리하게 된다.

건물의 본질은 모양새가 아니다. 그 안쪽에 있는 공간이 본질이다. 하지만 건물의 형태만 보다 보니 공간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난감해진다. 여기 공간을 보는 눈을 뜨게 만들어주는 건축가가 있다. 우리나라에도 많이 알려진 일본의 건축가, 안도 타다오다. 그는 건축을 시작할 때부터 건물의 모양이 아니라 공간을 디자인하는 데 집중해서 많은 사람이 공간 속에서 감동을 느끼게 만들었다. 그의 건축을 살펴보면 공간이 무엇인지 감을 잡을 수 있다.

건물의 기능에 주목하다

그가 디자인한 ‘빛의 교회’ 내부를 보면 뭐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대단히 큰 감동을 받게 된다. 그런데 눈에 보이는 형태는 별로 없다. 십자가 모양으로 뚫린 벽 사이로 들어와 어두운 실내를 밝히는 밝은 빛뿐이다. 바로 이 빛이 거대한 감동의 원인이다. 빛은 한 줄기이지만, 빛으로부터 흘러나오는 감동은 작은 교회 안을 터질 듯이 가득 채운다.

사실 안도 타다오가 이 교회의 설계 의뢰를 받았을 당시엔 상황이 매우 열악했다고 한다. 부지가 좁고 건축비도 별로 없는데, 멋진 교회를 설계해야 했던 것이다.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비에 맞지 않고 예배를 볼 수 있는 시멘트 건물 하나를 간신히 짓고 나니 더 이상 쓸 돈이 없었다고 한다. 할 수 있는 게 벽을 뚫는 것밖에 없어서 십자가 모양으로 벽을 뚫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게 대박을 친다. 아무것도 볼 게 없는 실내공간 안으로 들어오는 십자가 모양의 밝은 빛이 마치 신의 계시를 나타내는 듯한 시각적 요소의 역할을 톡톡히 한 것이다. 오사카 근교에 위치한 이 작은 교회를 보려고 오늘날 전 세계에서 수많은 사람이 찾아올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