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서 사는 사람들은 일상생활을 할 때 어둠을 경험하는 일이 흔치 않다. 도시는 늘 휘황찬란한 빛에 휩싸여 있으니까. 그러다 가끔 여행지에서 캄캄한 어둠과 맞닥뜨리면 신기한 느낌마저 든다. 그리고 때론 달빛만으로도 세상이 밝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된다. 어두운 산속이지만 보름달이 뜨면 길을 찾기 어렵지 않다. 인공조명이 없던 때 달빛, 특히 보름달은 어둠을 물리치는 가장 환한 빛이었다.
그런데 우리가 흔히 쓰는 LED 조명이 보름달보다 수천 배 이상 밝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 일반 주택에서 사용하는 LED 조명은 대략 1,000럭스를 넘지 않는데, 맑은 날의 보름달 밝기는 0.27럭스 정도다.
요즘 대부분 실내외 조명을 LED 등으로 교체하고 있다. 에너지 효율이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원 가로등도 모두 LED 등으로 교체하고 있다.
인간들이야 불편할 게 없지만 작은 동물들에게 이 어마어마한 빛은 심각하게 위협적이다. 작은 동물들은 어둠 속에 몸을 숨기고 먹이를 사냥하는데, 밤이 대낮처럼 밝아 먹이활동을 제대로 할 수 없다.
회색쥐여우원숭이들은 굴에서 50m 떨어진 곳에 가로등 불빛이 비치자 오랫동안 둥지를 나서는 걸 망설였다. 그들은 한 시간가량 늦게 먹이를 찾으러 나섰고 평소보다 훨씬 일찍 돌아왔다. 빛은 그들의 체온에도 영향을 주었다. (중략) 낮 동안의 무기력 상태는 짧아졌다. 이는 곧 회색쥐여우원숭이들이 먹이 찾을 시간은 줄어들고 에너지 소비는 늘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_《우리의 밤은 너무 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