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주의라고 하면 탤런트 광희와 임시완 등이 소속되었던 옛 아이돌그룹 ‘제국의 아이들’이 떠오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게임 중에는 제국 건설을 테마로 하는 것도 있다. ‘제국’이란 말은 우리에게 제법 익숙하다. 하지만 이 말이 어떤 정치·경제적 배경에서 나타났는지, 전 세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여전히 의미 있는 말인지는 잘 모른다.
제국주의란 강력한 군사력을 토대로 다른 국가나 민족을 지배하는 것을 가리키는 정책 혹은 사상이다. 우리나라를 식민지로 삼아 아시아를 점령하려 했던 일본, 20세기 초 전 세계 육지의 4분의 1을 손에 넣은 영국(대영제국)이 대표적인 제국주의 국가다. 21세기에 들어서며 과거와 같은 제국은 사라졌다. 하지만 제국주의의 역사적 자취는 현재의 인류에게 여전히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인도의 신분제 카스트다. 카스트는 국민을 최상층 브라만(성직자), 상층 크샤트리아(왕족·귀족), 중간층 바이샤(농민·상인), 하층 수드라(육체노동자) 네 계급과 이 제도에 속하지도 못하는 최하층 찬달라(불가촉천민)로 신분을 나눈다. 태어날 때 귀속된 신분을 죽을 때까지 바꿀 수 없다. 카스트에 따른 차별은 현재도 버젓이 일어나고 있다. 계급이 다른 연인이 결혼하려다 살해를 당하는가 하면, 낮은 신분은 취업 때 감점 요인이 되며, 찬달라 신분은 그야말로 노예나 다름없는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카스트는 인도의 전통 규율이 아니다. 인도에는 그 이전에 훨씬 유연한 ‘바르나’라는 신분제가 있었다. 그때는 여러 계층의 사람들이 어울려 살았고, 자신의 신분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른 지역으로 이주해 신분을 바꿀 수도 있었다. 그런데 대영제국이 인도를 지배하면서 바르나를 신분 이동이 절대 불가능한 ‘카스트’로 바꿔버렸다. 인도를 편리하게 통치하기 위해 인도인을 단 몇 개의 신분으로 나눠버린 것이다. 이 제도는 인도의 지배적인 관습으로 굳어져 지금까지 내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