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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히틀러의 음식을 먹는 여자들》

악행에 이바지하는 일상의 굴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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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 위해 악행에 동조할 수밖에 없을 때, 우리는 어찌해야 할까요?”

‘기미상궁’은 임금이 먹을 음식에 독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먼저 음식을 맛보는 사람을 뜻합니다. 이 책은 독특하게도 ‘히틀러의 기미상궁’을 소재로 하는데요. 실제로 나치 시절 히틀러의 식사를 시식했던 생존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실화 기반 소설입니다. 주인공 로자 자우어는 다른 여인 아홉 명과 함께 히틀러의 음식을 맛보게 됩니다. 중대한 임무를 맡은 로자는 무슨 일에 엮이게 될까요?

인간, 독극물을 잡아내는 수단 취급을 받다

소설 속 ‘히틀러의 기미상궁’들이 음식이 안전한지 검증하는 과정은 철저하기 짝이 없습니다. 예를 들어 그날 히틀러의 식사가 스테이크, 아스파라거스 볶음, 삶은 감자와 케이크라고 해보죠. 그럼 이 각각의 음식을 ‘기미상궁’ 둘이서 맛봅니다. 두 명이 스테이크 시식, 다른 두 명은 아스파라거스 시식… 이런 식이죠. 한 명이 모든 음식을 먹어보는 방식이 더 간편하고 효율적이지 않냐고요? 아닙니다. 스테이크는 안전해도 아스파라거스에 독극물이 들어 있을 수 있으니 따로 시식해야 하거든요.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한 명만 음식을 맛볼 경우, 그가 배탈이 나면 음식에 문제가 있던 건지 아니면 단순히 소화불량이었는지 판별할 길이 없습니다. 그러나 두 명이 음식을 먹고 똑같이 아프면 그 음식이 수상하다고 단언할 수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