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플랫폼 기업들이 연일 언론의 도마 위에 오른 적이 있었다. 택시 예약 서비스의 90%를 점유한 카카오모빌리티가 ‘배차 몰아주기’ 의혹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은 사례가 대표적이다. 의혹의 내용은 카카오T의 배차 알고리즘이 카카오 가맹/비가맹 택시를 차별한다는 것으로, 승객이 카카오T 앱으로 택시를 부르면 승객에게 가까이 있던 택시가 먼저 배차되는 것이 아닌, 카카오 가맹 택시에 우선 배차가 된다는 것이었다. 비단 카카오뿐만이 아니다. 네이버·야놀자·우아한형제들 등 국내 플랫폼 기업들이 비슷한 불공정 관행을 의심받으며 차례대로 국정감사에 소환되기도 했다.
얼마 전 미국에선 페이스북 청문회가 열렸다. 페이스북 알고리즘 개발에 참여했던 개발자 프랜시스 호건의 내부고발로 인해서였다. 그는 페이스북이 자사 알고리즘의 문제점을 알고도 개선하지 않고, 의도적으로 방치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청문회를 통해 페이스북이 유명인들의 페이스북 계정을 따로 관리하는 일명 ‘화이트리스트’를 운영해 온 사실 또한 밝혀졌다. 이로써 “모두에게 똑같은 정책을 편다”던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의 알고리즘 정책은 신뢰를 잃게 되었다.
연일 터져 나오는 이 같은 소식을 접하다 보면 알고리즘이란 조작과 왜곡의 산물처럼 보인다. 결국엔 알고리즘의 편향성·선정성·중독성이 사회에 위협이 되고 시장을 교란시킬 것이라는 우려다. 일리 있는 걱정이다. 플랫폼 기업들은 자신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알고리즘을 개선하고 싶은 유혹을 참기 어려울 것이다. 거기에 독점과 음모가 더해지면 모두가 우려하는 절대 권력의 플랫폼 기업, ‘빅브라더(Big Brother)’가 등장할지도 모르겠다.
이처럼 알고리즘에 부정적인 측면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우리는 알고리즘을 거부할 수가 없다. 알고리즘이 지닌 긍정적 가능성 때문이다. UN은 인간이 지구에서 살아남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17가지 문제를 선정한 바 있다. 17가지 문제는 빈곤 퇴치, 기아 종식, 건강과 복지, 양질의 교육, 양성평등, 깨끗한 물과 위생, 청정에너지, 불평등 감소, 기후 문제 등 지구상 거의 모든 문제를 총망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