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쓰기 시작했을 무렵, 나는 우리가 기후변화에서 살아남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자신이 없다.”
세계적인 환경운동가이자 저널리스트 마크 라이너스가 2021년 《6도의 멸종》 개정판에서 한 말이다. 그는 14년 전인 2007년 초판에서 지구의 평균 기온이 1~6도 오를 때마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 기후재난 시나리오를 생생하게 그려냈다. 지구의 평균 기온이 1850년 대비 0.85도 올랐을 때였다. 하지만 2021년 개정판을 낼 무렵 지구의 평균 기온은 1850년 대비 1.1도 올랐다. 불과 14년 만에 0.25도가 더 오른 것이다.
2007~2021년 14년 동안 인류는 화석연료인 석탄, 석유, 천연가스를 사용하면서 매해 평균적으로 약 400억t의 이산화탄소를 대기 중에 배출했다. 2007년 인류의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약 280억t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매우 큰 상승 폭이다. 2007년 약 380ppm이던 지구의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역시 성큼 올라 2022년 5월 420ppm을 기록했는데, 최근 지구 역사 450만 년을 통틀어 가장 높은 수치였다. 이처럼 대표적인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에 범람하자 지구의 평균 기온도 빠르게 상승, 최종적으로 1850년 대비 1.1도 더 오르게 된 것이다.
지구의 평균 기온이 1.1도 올랐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별로 심각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일기예보를 보면 오늘 최고기온이 어제보다 3도 올랐다, 4도 올랐다는 말도 나오니 말이다. 하지만 시시각각 날씨에 따라 바뀌는 온도 변화와 지구 평균 기온의 변화는 전혀 다른 관점에서 봐야 한다. 날씨는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 동안의 대기 상태 변화다. 반면 지구의 평균 기온은 몇 년 동안 지구 모든 지역, 모든 계절에서 관측한 온도의 평균값으로, 사람의 체온과 같다. 그러니 지구의 평균 기온이 1.1도 상승했단 얘기는 사람으로 치자면 체온이 1.1도 올라 열병에 걸린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