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는 해와 달이 뜨고 지는 걸 분명하게 볼 수 있다. 그럼 달에서도 해와 지구가 뜨고 지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해와 달이 하루에 한 번씩 뜨고 지는 이유는 해와 달이 움직여서가 아니라 지구가 하루에 한 바퀴씩 자전을 하기 때문이다. 물론 달도 지구처럼 자전을 하는데, 달은 제자리를 한 바퀴 도는 데에 약 27.3일이 걸린다. 그렇다면 달에서도 27.3일에 한 번씩 해와 지구가 뜨고 지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걸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달에서도 해가 뜨고 지는 모습은 볼 수 있지만, 지구가 뜨고 지는 모습은 볼 수 없다. 달은 자전주기와 공전주기가 같아서 지구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구를 마주보는 달의 앞쪽 절반에서는 언제나 지구가 보이지만, 나머지 뒤쪽 절반에서는 영원히 지구를 볼 수 없다. 마찬가지로 지구에서도 우리 쪽을 향해 있는 달의 한쪽 표면만 관찰 가능하다. 우리가 토끼가 방아를 찧는 모습이 새겨진 달의 한 면만을 보는 이유도 그래서다. 아주 오랫동안 달의 뒷면은 미지의 영역이었다.
1959년 10월 7일, 소련의 무인 탐사선 루나 3호는 마침내 인류 역사상 최초로 달의 뒷면을 촬영하는 데 성공한다. 사진 관측 결과 흥미로운 사실이 밝혀졌다. 달에는 우리가 바다라고 부르는 지역이 있다. 진짜 바다는 아니고, 화산활동에 의해 마그마와 현무암으로 이루어져 다른 부분에 비해 상대적으로 검은색을 띠는 지형을 부르는 말이다.
달의 바다는 달 앞면 면적의 31.2%나 차지하고 있으므로, 과학자들은 달의 뒷면 또한 마찬가지 모양새일 거라고 예상했다. 그런데 달의 바다는 뒷면 면적의 겨우 2.6%에만 형성되어 있었다. 달의 앞 얼굴과 뒤 얼굴은 완전히 다르게 생긴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