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에 드러난 권력에 관해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빼놓아서는 안 되는 곳이 바로 아프리카 대륙이다. 아프리카 지도에는 아프리카 민족이 겪어야 했던 수난의 역사와 유럽의 잔혹함이 고스란히 나타나 있다.
15세기 이후 유럽 사람들은 아프리카에 정박해 금과 상아를 수출하기 위한 무역 기지를 만들고, 노예무역을 시작했다. 18세기에는 ‘아프리카 협회’를 만들어 아프리카의 곳곳을 탐색했다. 1885년 베를린회의에서는 아프리카를 누가 소유할 것인지를 놓고 유럽 지도자들 간 설전이 오갔다. 19세기 유럽 열강의 아프리카 영토 쟁탈전을 벌인 결과, 1914년, 에티오피아와 라이베리아를 제외한 아프리카 전 지역이 유럽의 식민지로 전락했다.
유럽 사람들은 너무나 당당하게 ‘미개한’ 아프리카 대륙을 자신들이 ‘발견’했다고 믿었다. 그러나 유럽의 식민지 지배 이전에 만 여개 이상의 국가와 부족이 있었고, 이들 국가 혹은 부족들은 저마다 나름의 정치 조직과 지배 체제를 이뤄왔고, 제각각 문명을 일구며 발전하고 있었다. 이 모든 것들이 유럽의 침략으로 중단되었다.
포르투갈 사람들은 뒷날 식민주의의 이념을 전파하는 사람들이 수많은 범죄 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해 주장한 것처럼 ‘절반쯤 벌거벗은 토인’을 만난 것이 아니었다. 서부 아프리카의 많은 나라들에서는 매우 발전된 형태의 열대 및 아열대 농업이 이루어지고 있어서 충분한 식량을 얻었고, 이따금 식량이 남아돌기도 했다. 생태계에 아무런 해도 미치지 않는 영리하게 고안된 관개 시설이 있었고, 약초에 대한 지식이 널리 퍼져 있었다. 당시 아프리카에서 목재와 상아, 금속과 테라 코타 등으로 만든 예술품은 다양한 양식으로 높은 수준을 보여준다. _ 《처음 읽는 아프리카의 역사》, 루츠 판 다이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