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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OTT들은 폐쇄형 자막을 담지 못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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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속 폐쇄형 자막, 도입이 더딘 이유

포근한 이불 속에서 넷플릭스 보기 딱 좋은 요즘, OTT를 이용하다 보면 우리말로 만들어진 콘텐츠인데도 한국어 자막이 제공되는 걸 종종 볼 수 있다. 이 자막을 틀어보면 인물의 대사만 나오는 기존의 자막과는 사뭇 다르다. 괄호 안에 화자가 누구인지 쓰여 있는가 하면, [부르릉, 자동차 소리]처럼 물건의 소리까지 나온다. 이 자막의 정체는 ‘폐쇄형 자막’. 청각장애인이나 난청이 있는 사람들을 위해 영상 속 모든 소리를 담은 자막이다.

국내에서 이용할 수 있는 OTT 중 폐쇄형 자막 도입에 가장 앞서있는 건 넷플릭스다. 넷플릭스는 모든 자체 제작 콘텐츠에 폐쇄형 자막을 제공하고 있다. 비교적 최근 폐쇄형 자막 도입에 나선 티빙과 왓챠는 각각 84개와 246개 작품에 자막을 제공한다. 웨이브는 2022년 4월부터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자막 제작 기술 개발에 나섰다.

그러나 이 같은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폐쇄형 자막 도입은 더디다. 가장 큰 걸림돌은 비용이다. 폐쇄형 자막 제작에는 1분에 3,000원에서 1만 원 사이의 비용이 든다. 90분짜리 영화 한 편에 자막을 달려면 적게는 27만 원부터 많게는 90만 원이 필요하다. OTT 업체들로서는 자신들이 소유한 자체 제작 콘텐츠라면 충분히 투자할 수 있지만, 일정 기간만 소비자에게 제공하기로 계약한 외부 콘텐츠에 투자하는 것은 망설여질 수밖에 없다. 이는 자체 제작 콘텐츠가 여타 OTT보다 많은 넷플릭스에 폐쇄형 자막이 가장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자체 제작이 아닌 외부 콘텐츠에 자막을 도입하기 어려운 이유는 또 있다. 외부 콘텐츠에 자막을 넣기 위해서는 OTT에서 창작자에게 폐쇄형 자막의 취지를 설명하고, 제작 동의를 구해야 한다. 하지만 효과음이나 배경음악을 모두 설명해주는 폐쇄형 자막이 관객의 주관적 해석을 막고 창작자의 의도 또한 왜곡할 수 있다며 자막 제작을 꺼리는 창작자가 많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직접 폐쇄형 자막을 만들며 느낀 어려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