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가 된 나폴레옹은 정무를 보며 바쁜 나날을 보냈지만, 그의 관심은 다른 곳에 있었어. 바로 전쟁이었지. 장군 시절 나폴레옹은 이탈리아와의 전쟁에서 승리해 인기를 얻었어. 그리고 이때 얻은 인기 덕분에 황제가 될 수 있었지. 나폴레옹은 황제의 권력을 유지하려면 앞으로도 전쟁에서 승리를 거둬야 한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았어.
한편 유럽의 다른 왕들은 나폴레옹과 프랑스를 경계하고 있었어.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이상한 점이 있어. 원래 이들이 프랑스를 공격했던 건 프랑스혁명의 열기가 자국에 옮겨붙을지도 몰라서였잖아. 하지만 나폴레옹이 황제가 되며 공화정을 수립하려는 목소리가 잦아들었거든. 대체 이들은 왜 나폴레옹과 프랑스를 경계했을까? 오히려 나폴레옹에게 고마워해야 하는 건 아닐까?
그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나폴레옹의 모순적인 면을 이해해야 해. 프랑스 사람들에게 나폴레옹은 황제가 되어 공화정 수립을 무산시킨 반동적인 인물이었어. 하지만 나폴레옹은 어떤 점에서는 프랑스혁명의 정신을 이어가고 있었어. 나폴레옹은 누구나 법 앞에 평등하고, 능력에 따라 공무원을 뽑아야 한다고 생각했어. 그리고 대혁명 때 성직자와 귀족들에게서 몰수한 국유 재산을 농민들이 살 수 있도록 해줬어. 나폴레옹은 당시 유럽 전체를 기준으로 봤을 때는 진보적인 인물이었어.
다른 나라들이 나폴레옹의 프랑스를 경계하고, 나폴레옹은 인기를 유지하기 위해 전쟁이 필요했으니 유럽의 평화가 깨지는 건 시간문제였어. 얼마 지나지 않아 영국은 나폴레옹을 퇴위시켜 프랑스를 원래대로 되돌리자며 프랑스에 전쟁을 선포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