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5월의 문을 활짝 여는 존재는 어버이도, 스승도, 부부도 아닌 ‘어린이’다. 시간이 흐르며 각자 삶의 방식은 달라지고, 그렇게 과거의 기억도 점점 흐릿해져 가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우리 모두 한때 ‘어린이’였다는 사실이다. 순진무구하고, 망각하고, 늘 새롭게 시작하던 어린이 말이다.
“어린아이는 순진무구하며, 망각이며, 새로운 시작, 놀이, 스스로의 힘에 의해 돌아가는 바퀴, 최초의 운동, 거룩한 긍정이다.”_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중
니체의 말처럼 어린이는 ‘순진무구’하다. 누군가의 말과 행동에, 혹은 어떠한 사건에 괜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주위 환경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아이들은 곧잘 ‘망각’한다. 어른들은 과거에 얽매여 현재를 살아가지 못하지만, 아이들에게 과거는 그저 과거일 뿐, 지금의 자신에게 어떠한 영향도 주지 못한다.
그래서 어린아이들은 하루하루가 ‘새로운 시작’이다. 과거는 과거에서 끊어내고, 오늘 이 자리에서부터 늘 새로운 시작을 외친다. 그리고 이는 곧 ‘놀이’가 된다. 누군가 시켜서 만들어 낸 것이 아닌, 스스로의 의지로 만들어 낸 놀이. 과거의 가치와 관습을 파괴하고, 마치 자신이 조물주가 된 것처럼 새로운 가치와 기준을 창조하며 만드는 것. 그리고 그 안에서 끊임없이 유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