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은행(이하 SVB)은 미국 캘리포니아의 실리콘밸리를 거점으로 한 은행으로, 미국 내 자산 기준 16위 규모의 은행이었습니다. 주 고객층은 벤처 사업가들과 스타트업 회사들로 실리콘밸리의 가장 큰 상업은행[1]이었지요.
SVB의 사업 구조는 다른 은행들과는 굉장히 달랐는데요.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있는 스타트업들에 기술력을 담보로 혹은 주식 지분을 받고 대출을 해주는 것이었습니다. 이 대출금은 벤처 캐피털[2]이나 다른 스타트업에서 예금으로 받은 돈으로 지급하고, 대출받았던 스타트업들은 투자받으면 그 돈을 SVB에 맡기는 식의 구조였죠. 지난 몇 년간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실적이 고공 행진하며, 그들에게 SVB는 단순 대출처보다 회사 운영자금을 맡기는 예금처의 역할이 컸습니다.
SVB는 자금 위기가 불거진 지 이틀도 채 되지 않아 파산했습니다. 이렇게 규모가 큰 은행이 한순간에 파산하게 된 이유는 뭘까요? 바로 ‘뱅크런(Bankrun)’ 때문입니다. 단어 그대로 은행에 달려간다는 뜻인데요. 경제 상황 악화로 금융시장에 위기감이 조성되면서 은행에 맡긴 돈을 찾지 못할까 우려한 고객들이 대규모로 예금을 인출하는 사태를 말합니다.
요즘 같은 스마트폰 시대에는 뱅크런이 더 빠르고 대규모로 일어나요. 은행에 굳이 찾아갈 필요 없이 스마트폰으로 순식간에 돈을 인출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