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월 14일 교육부는 급식 노동자 건강검진 중간발표를 통해 전국 14개 교육청 산하 학교의 검진 대상자 2만 4,065명 중 31명(0.13%)이 폐암 확진을 받았다는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이는 여성 평균 폐암 발병률(2019년 기준)보다 28배나 높은 수치이다. 2년 전인 2021년에도 근로복지공단과 시민단체 공동 조사에서 20명 이상의 폐암 환자가 발견되었으며, 이 가운데 5명이 산업재해를 인정받은 바 있다. 당시 그보다 훨씬 많은 수의 노동자가 위험에 노출되었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었는데, 이번 실태 조사를 통해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이에 교육부는 노동부 등과 함께 ‘학교 급식종사자 폐암 예방 관계기관 전담팀(TF)’을 운영하기로 했다.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한 예산을 긴급 편성하고 각종 지침도 만들 계획이다. ‘급식실 조리 환경 개선 방안’에는 더 구체적인 방안이 나와 있다. 미세분진(조리흄)이 생기는 튀김류 메뉴는 주 2회 이하로 줄이고 대신 굽는 요리를 넣기로 했다. 이와 함께 노후 시설 개선과 급식실 노동자 안전을 위한 보호구 도입, 안전 교육도 실시할 예정이다. 심각성을 깨달은 교육부가 서둘러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 처방이 아니냐는 지적이 많다. 평소 급식실 노동자들의 건강을 외면하다가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다는 것이다. 정부 대책에 대한 노동계의 반응도 싸늘하다.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학교비정규직연대)는 3월 31일 하루 동안 당국에 이번 사태의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를 요구하는 총파업을 벌였다.
2023년 5월
조리흄(Cooking Fumes)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입니다. 음식을 튀기거나 볶을 때 나오는 작은 기름 알갱이로 그 크기가 초미세먼지보다도 작아요. 여기에 탄 물질에서 발생하는 포름알데히드, 벤조피렌 같은 발암물질이 더해지면 인체에 치명적인 해를 끼칠 수 있습니다. 크기가 워낙 작다 보니 우리 몸속으로 쉽게 들어와 호흡기 질환은 물론 심혈관계 질병,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ADHD), 우울증, 치매 등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