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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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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태생적인 한계를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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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는 여러 전자기기를 연결하고 동력을 제공하는, 현대 전기문명의 심장과 같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전기문명의 족쇄라고도 불린다. 배터리 덕에 언제 어디서든 전기를 마음껏 쓸 수 있지만, 반대로 우리가 사용하는 전기량이 배터리 용량과 성능에 따라 제한되기 때문이다. 누구나 아직 할 일이 한참 남았는데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배터리가 닳아 안절부절못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배터리 용량이 커지고 성능 또한 폭발적으로 개선되면 좋을 테지만, 이를 가로막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배터리, 안정적 설계 어려워

배터리를 만들 때는 전류를 흐르게 할 금속성 물질이 들어간다. 배터리 무게를 줄이려면 이 금속성 물질이 최대한 가벼워야 하고, 전기를 잘 생성하고 저장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 조건을 만족하는 원료를 찾기가 쉽지 않다.

오늘날 주로 쓰이는 배터리인 리튬이온배터리는 여러 조건을 고려했을 때 가장 적합한 원료인 리튬을 사용한 배터리다. 리튬은 금속 물질 중 아주 가벼운 편에 속하고 전기 발생에도 유리하다. 또 메모리 효과[1]도 없어서 배터리 수명을 크게 늘리는 데 일조했다. 그러나 리튬은 안정성이 낮아 폭발 위험이 큰 물질이다. 또 배터리 안에는 ‘전해질’이라고 전기를 잘 흐르게 해주는 가연성 액체가 들어가는데, 폭발 가능성이 있는 리튬과 가연성 액체가 배터리 안에서 만나게 되니 골치 아픈 문제가 생겨났다.

2017년, 삼성전자가 출시한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 7’ 30여 개가 폭발하는 일이 벌어졌다. 자칫 사용자들이 다칠 뻔한 큰일이었고, 제조사 삼성은 사과하고 노트 7을 전량 회수했다. 이 위험천만한 사태는 리튬이온배터리 설계 문제에서 비롯됐다. 노트 7의 배터리는 리튬이 자극받기 쉽게 설계되었고, 그 결과 배터리 내부에서 화재가 발생해 폭발로 이어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