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년 전 수렵·채집을 하던 인류는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해 산과 들을 넘나들며 먹을 걸 찾아 헤맸다. 불과 50년 전에도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는 앞산에서 나물을 캐서 단출한 식탁을 차려 먹었다. 하지만 지금 우리 주위엔 먹을거리가 넘쳐난다. 조금만 출출해도 크림치즈를 바른 베이글, 라면, 치킨 등 맛 좋고 다양한 음식을 찾는다. 몇십 년 만에 일어난, 실로 급격한 변화다. 이러한 변화를 들여다보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식량이 풍부해졌으며 ‘맛있는’ 음식들이 너무나 많아졌다는 걸 알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인류가 성취한 놀라운 경제성장에 따른 것이다. 녹색혁명[1]이 일어나 인류는 배고픔에서 벗어났고, 공장식 축산이 늘어나면서 영양 공급이 충분해졌다. 그러자 이제 인류는 '맛'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 사카린·치킨 스톡 같은 인공 감미료가 개발되면서 다양하게 식품을 가공해 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식품 생산을 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인류는 ‘더 달고 기름진 맛'을 추구하게 되었다.
한편 '달고 기름진' 음식에 대한 선호는 현대에 와서 생겨난 것은 아니다. 자연에서 얻은 단맛은 과일이 썩지 않고 싱싱해 먹어도 안전하다는 신호였다. 또 당분을 함유한 음식을 섭취하면 우리 몸의 기본 에너지원인 포도당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칼로리가 높은 기름진 음식은 며칠간 굶어도 생존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 '달고 기름진 음식'이 인류 생존에 도움을 주었음을 원시시대부터 체득하고 있었다.
그러나 원시인들이 이런 음식을 먹기란 절대적으로 어려웠다. 단맛이 나는 과일은 한철이었고, 애써 사냥해야 얻을 수 있는 고기는 너무 귀했고, 기름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식품이 아니었다. 따라서 구할 수 있을 때 양껏 먹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