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함께 읽을 한설야의 <과도기>는 왜 일제강점기 백성들이 그렇게 가난하게 살 수밖에 없었는지를 파헤치는 작품이에요.
일제강점기인 1920년대에는 가난을 소재로 한 소설들이 많이 창작되었어요. 화수분 부부가 큰딸과 생이별한 것도, 화수분 부부의 목숨을 앗아간 것도 가난 때문이었고(전영택의 <화수분>), 운수 좋은 날 김첨지의 아내를 죽음으로 내몬 것도 가난 때문이었어요(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 그리고 두 소설의 주인공들은 원래 농사를 짓던 농민이었는데, 두 사람 모두 도시로 와서 날품팔이[1]를 하고 있었어요. 화수분은 지게꾼으로, 김첨지는 인력거꾼으로 그날 벌어 그날 생활하는 형편이었어요.
물론 소설에서는 그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도시의 날품팔이꾼이 되었는지 설명하고 있지는 않아요. 또 그들이 왜 그렇게 가난할 수밖에 없었는지도요. 역사가 생긴 이래 ‘가난’이 사라진 적은 없어요. 지금도 마찬가지고요. 하지만 어떤 개인이 특별히 게을러 일을 안 해서 가난한 경우가 아니라면, ‘가난’을 만들어내는 사회적 원인은 늘 숨어 있는 법입니다. 가난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는 것이 있는 법이지요.
<과도기>의 주인공 ‘창선’은 식민지 백성들이 왜 가난할 수밖에 없었는지 보여줍니다. 창선의 삶을 통해 우리는 1920년대 식민지 조선 백성들이 처한 현실을 조금은 더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농사도 짓고, 고기도 잡던 창선이 어떤 과정을 거쳐 노동자가 되었는지 그의 이야기를 따라가 봅시다. 우리는 그 길에서 화수분도, 김첨지도 만날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