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학생들은 하루 10시간 이상을 학교와 학원에서 자신들이 살아갈 미래에 필요하지도 않을 지식과 존재하지도 않을 직업을 위해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2007년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한국 사회가 극복해야 할 문제점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이렇게 답했다. 십수 년 전에 나온 말이지만, 여전히 이보다 우리나라 교육을 잘 설명하는 말은 찾아보기 어렵다. 한국 학생들이 배우는 지식이 미래에 얼마나 필요한 것인지의 문제와는 별개로, 이들이 하루 10시간 이상을 학교와 학원에서 공부에 매달리는 이유는 분명하다.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서’다.
대학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꼭 거쳐야 하는 중요한 관문이다. 누구나 태어나면서부터, 혹은 적어도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대학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간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후 수능)을 ‘12년간 공부한 결실’이라고 말하는 게 자연스럽게 여겨질 정도다.
공부 안 하는 대학생 되기 위해 공부하는 아이들지난해 OECD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25세에서 34세 사이 청년층의 대학 졸업자 비율은 69.3%에 달한다. OECD 회원 38개국 중에서 가장 높은 수치다.
우리나라 청년들은 왜 이렇게 대학에 많이 진학할까? ‘청년들의 학구열이 높아서’라고 선뜻 대답할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지난 10월 한국대학신문이 발표한 ‘전국 대학생 의식 조사’는 이 물음에 대해 씁쓸하지만 분명한 답을 수치로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