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 함께〉라는 영화가 관객 1,000만을 훨씬 뛰어넘은 걸 알고 있니? 죽은 사람이 저승에서 여러 번 심판 받는 이야기야. 말도 안 되는 얘기지. 그런데 이런 식의 황당한 얘기가 우리의 흥미를 끄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야. 왜 그럴까? 사실이 아닌 걸 알고 있지만 그 안에 우리의 마음을 끄는 무언가가 들어 있기 때문이지. 오늘 이야기할 《금오신화》도 마찬가지야. 《금오신화》에는 무엇이 들어있을까?
먼저 작품 얘기에 앞서 지은이 김시습(1435~93년)에 대해서 알 필요가 있어. 김시습이 태어난 것은 세종대왕 때야. 8개월 때 글을 깨치고 세 살 때부터 시를 지었다는 천재. 소문을 들은 세종대왕이 다섯 살짜리 김시습을 궁궐로 불러서 테스트했어. 테스트를 맡은 관원이 ‘동자의 학문이
마치 백학이 하늘 끝에서 춤추는 듯하다(童子之學 白鶴舞靑空之末)’라고 하자 김시습이 ‘어진 임금의 덕이 마치 황룡이 푸른 바다를 뒤엎는 듯하다(成王之德 黃龍飜碧海之中)’라고 답했어. 어때? 정말 놀랍지? 세종대왕이 큰 상을 주고 돌려보냈는데, 이때부터 김시습은 다섯 살이라는 뜻의 ‘5세’라는 별호를 얻었어.
김시습이 스물한 살 되던 해, 수양대군이 왕위를 찬탈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공부하던 책을 모두 태워버리고 ‘자규사(子規詞)’를 지어 왕위 찬탈을 규탄했어. 이후 스님이 되어 방랑의 길을 떠났지. 한때 경주 남산에서 살았는데 이때 지은 것이 우리나라 최초의 소설인 《금오신화》(金鰲新話)야. ‘금오’는 경주 남산의 이름이고 ‘신화’는 ‘새로운 이야기’라는 뜻이지. 전국을 유랑하던 김시습은 부여의 무량사에서 59세에 세상을 떠나. ‘몽사(夢死)’란 한 단어만 묘비명으로 새겨달라는 유언을 남겼는데 이는 ‘꿈꾸다 죽는다’는 뜻이야.
재능과 포부가 세상을 뒤엎을 만했지만, 삼촌이 조카의 왕위를 빼앗는 세상을 그는 받아들일 수 없었어. 《금오신화》는 이런 그의 삶을 잘 나타내고 있어. 《금오신화》가 완성되자 김시습은 석실(石室)에 감추며 ‘후대에 반드시 나를 알아줄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 했대. 우리가 알아주자고. 《금오신화》는 다섯 편으로 구성돼 있어. 내용을 이제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