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 정신을 가장 도드라지게 드러낸 것은 미술 분야지만, 르네상스를 선두에서 이끈 이들은 인문주의(휴머니즘)자들이었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문명을 이뤄낸 수많은 문헌을 발굴하고, 해석하고, 연구해서 주석을 다는 문헌학자였던 이들은, 옛 문명에서 새로운 시대의 철학과 사상을 찾아냈다.
르네상스 이전, 유럽 사람들은 플라톤이나 아리스토텔레스 같은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의 책을 접할 통로가 없었다. 무엇보다도 중세를 지배한 가톨릭교회가 이 책들을 이교도 문화로 규정, 숨겨놓고 내놓지 않아서였다. 또한 그리스어를 읽을 줄 아는 사람도 매우 극소수였다. 중세 유럽에서 고대 그리스·로마 문명은 오랫동안 지하에 파묻혀 사람들로부터 잊히고 있었다.
하지만 이슬람에서는 달랐다. 이슬람은 오래전부터 고대 그리스·로마 문명을 활발하게 연구했고, 이러한 연구 덕에 이슬람의 학문 수준은 유럽보다 월등히 높았다. 르네상스 이전 12세기와 13세기까지 유럽 사람들이 접할 수 있었던 고대 문헌은 이슬람이 라틴어로 번역한 작품들이었다. 하지만 르네상스 시대에 접어들면서 수많은 유럽 학자가 그리스어와 라틴어를 배웠고, 고전 문헌을 통해 중요한 지식을 습득해 나갔다. 특히 1453년 비잔티움 제국[1]의 수도 콘스탄티노플이 오스만 제국에 함락돼 멸망하고 비잔티움 제국의 고전학자들이 이탈리아로 피신하면서 학문의 발달을 촉진했다.
한편 르네상스 시기 지식의 양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데는 인쇄술과 출판업의 발달, 종이의 대량 공급도 한몫했다. 1500년 이전 유럽의 장서 수가 10만 권에 불과했는데, 반세기도 채 안 돼 900만 권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