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와 처벌’은 인류의 역사가 출발한 시점부터 인간과 함께했다. 인간 세상에서 약탈, 폭행, 살인 같은 범죄가 없었던 적이 없고, 인간 집단은 범죄 행위를 어떠한 형태로든 처벌해야 했기 때문이다.
근대 국가의 출범 이후 범죄와 형벌은 철저히 죄형법정주의에 입각해 다뤄진다. ‘범죄와 형벌은 법률로 정해져야 한다’는 죄형법정주의에 따라 범죄와 형벌은 형법(刑法)으로 다룬다. 어떤 행위가 범죄인지부터 해당 범죄에 대해 어떤 형벌을 부과할지를 법으로 규정한다. 법에서 범죄로 판단하면 적법한 절차와 규정을 거쳐 범죄 행위의 경중에 따라 형벌을 내린다. 형법이 완벽한 정의를 구현할 수는 없지만, 현대인들은 법적 정의, 법의 형평성을 신뢰한다. 한국의 형법은 1953년 제정돼 현재까지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근대 이전에는 형법 체계가 갖춰져 있지 않았다. 원시사회에는 관습에 따라, 고대에는 단순한 법 조항에 따라, 중세에는 종교법에 따라 형벌을 내렸지만, 범죄 여부를 판단하는 일도, 형벌을 내리는 일도 자의적이었다. 오랫동안 범죄와 형벌은 ‘관습’에 기대 규정되고 처벌되었고, 범죄 여부와 형벌이 재판관의 ‘자의’에 의해 결정되었으며, 그 결과 개인의 자유와 권리는 부당하게 묵살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