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아름다움, 예찬’이라는 말로 문장을 만든다면 어떻게 써도 진부할 확률이 높다. 글을 쓸 때 본능적으로 경계하려는 것 중 하나가 ‘진부하지 말 것’이다. 글은 뻔해지기 매우 쉽다. 지루하고 재미없고 새롭지 않은 낡은 표현이나 행동 등을 ‘진부하다’고 하는데, 그렇다고 모든 낡은 것이 다 진부한 건 아니다.
아무튼 ‘꽃에 대한 예찬’이라는 제목을 떠올리면서 스스로 약간 황당했다. 꽃의 아름다움을 예찬하려면 적어도 윌리엄 워즈워스나 바이런, 키츠 같은 낭만주의 시인 정도는 돼야 진부함에서 벗어날 수 있을 텐데, 대체 어쩌자고….
그나마 고개만 돌리면 형형색색의 꽃이 반기는 봄과 여름이 아닌 게 다행이다. 꽃이 지는 이 무거운 계절에 생뚱맞게 꽃에 대해 쓰고 싶어진 건, 얼마 전 읽은 다음과 같은 구절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