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자 현재 업계 전망에 따르면 머지 않은 미래에 완전 자율주행차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합니다. 인간이 기계에게 운전대를 넘길 날이 멀지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사람이 운전대를 기계에게 넘기는 시대가 온다면 어떨까요? 무인자동차 시대, 어떤 점이 좋고 어떤 점이 문제인지 자유롭게 이야기 나눠봅시다.
찬성해 군 상상만으로도 멋지고 놀라운 일이에요. 사람이 운전하지 않고 자동차가 스스로 운전하게 되면 세상이 완전히 변할 겁니다. 스마트폰이 있기 전과 후를 생각해보세요. 무엇이 변했는지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지요. 무인자동차도 마찬가지입니다. 시간과 공간에 대한 개념마저 변할 거예요. 보통 출퇴근을 하거나 학교를 다니거나 이동할 때 우리는 그 시간을 버리는 시간, 낭비하는 시간으로 생각하잖아요. 그러나 무인자동차가 다니면 그냥 소비되던 그 시간을 더 알차게 보낼 수 있을 거예요. 그뿐이 아니죠. 살 곳을 정할 때도 완전 다르지 않겠어요. 일부러 교통이 좋은 곳에 모여서 살 이유도 없어지고, 상권도 집중되지 않을 겁니다. 일상의 풍광이 모두 달라지지 않을까요?
나반대 양 기술은 희망을 연료로 달리지는 않아요. 편리함은 양날의 검이에요. 운전은 지루한 일이긴 하죠. 명절 때 장시간 운전을 하는 부모님들을 뵈면 무인자동차가 편할 거라는 생각도 들어요. 출퇴근 시간에 막히는 도로에 갇혀 있을 때 운전을 기계에 맡겨두고 필요한 일을 보면 좋겠지요.
하지만 알아야 할 게 있어요. 사람이 차를 운전하는 시간이 낭비라고 말하지만, 그 시간 속에는 숨겨진 가치가 있어요. 혼자서 음악을 들으며 사색의 시간도 갖고 학원으로 아이들을 데려다주면서 자녀와 오붓하게 대화를 나눌 수도 있고 택시에서도 손님과 기사가 다양한 대화를 나누기도 해요. 이런 숨어 있는 가치를 무시할 수 없어요.
이뿐이 아니지요. 무인자동차는 과거와 다른 삶을 주겠지만 그만큼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한 갈등과 위험을 만들어낼 수 있어요. 무인자동차가 안전하다고 말하지만 도로는 혼란스럽고 예측이 불가능해요. 이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을 기계가 과연 대신할 수 있을까요?
찬성해 군 나반대 양이 말한 것을 코너 케이스라고 합니다. 위험한 재앙으로 이어지는 특수한 상황. 이 상황에서는 인간도 완전한 판단을 내리기 어려운 것 아닌가요? 자동차가 등장하기 전 교통사고는 없었어요. 마차만 다닐 때니 당연하죠. 자동차 역사는 100여년. 자
동차 사고로 인한 인명 피해는 어마어마합니다.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매년 120만명이 자동차로 목숨을 잃는다고 해요. 이 수치는 히로시마 원자폭탄이 해마다 10개씩 투하되는 셈이지요. 마차 시대의 사람들에게 자동차는 살인적인 기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이 기술을 받아들였어요. 그 이유는 엄청난 자유와 발전을 인류에게 가져다주었기 때문이에요. 결국 기술에 대한 태도의 문제인 셈이죠.
만일 기술의 문제를 들어 무인자동차 도입을 막는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에게 돌아올 거예요. 왜냐하면 지금의 무인자동차 기술 수준으로도 자동차 사고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이죠. 운전이라는 틀에 갇혀 있던 우리가 기계에게 이 일을 내줌과 동시에 수백만명의 소중한 목숨을 살릴 수 있으니 환영하는 게 당연하지 않나요?
나반대 양 무인자동차 도입이 인간의 안전성을 보장할지는 더 지켜봐야 할 과제라고 생각해요. 안전한 운행을 위해 운전자들은 다른 운전자 혹은 보행자들과 복잡한 의사소통을 하죠. 인공지능이 딥러닝을 통해 학습해왔고 그 결과 세계적인 바둑기사를 이겼다고 하지만 인간의 지능이 가진 복합성에 도달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에요. 운전은 네 발 달린 기계를 조작하는 간단한 행동이라고 생각할 테지만 절대 그렇지 않아요. 기계 시각을 연구하는 과학자가 인간처럼 정확하게 사물을 판별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 위해 도전하고 있지만 아직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요. 인간의 뇌가 운영하는 시스템은 결코 기계가 대신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사회자 무인자동차 도입에 따른 논란은 한두 가지가 아니지요. 하나하나 따져보기에는 지면의 한계가 있으니 먼저 찬성해 군이 무인자동차 도입으로 어떤 것들이 좋아질지 말씀해주세요.
찬성해 군 왜 기술을 두고 혁명이라는 말을 곧잘 붙일까요? 새로운 기술이 인간의 삶을 편리하게 해주기 때문이죠. 무인자동차는 첫째 자동차 역사 100년만에 운전대에서 인간을 해방시켜 줍니다. 둘째 그로 인해 도로 공간을 훨씬 효율적으로 쓸 수 있고 차를 대기시키기 위해 필요했던 주차 공간을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시킬 겁니다. 셋째 앞에서도 말했지만 인간 운전자와 비교했을 때 훨씬 안전합니다. 교통사고가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들 거예요. 넷째 교통체증이 사라지겠지요. 그만큼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요. 다섯째 효율적으로 운행될 테니 자동차 개인 소유가 줄고 전반적인 차량 수도 줄고 그만큼 에너지 사용도 줄고 대기오염도 줄겠지요. 물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도 무궁무진할 것이고요.
무인자동차 도입은 사회 전체, 일상 전체를 바꿀 엄청난 기술혁신이라 다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나반대 양 햇빛이 강할 때 올려다보면 잠깐 동안이지만 순식간에 시야가 흐려집니다. 인류는 기술변화 앞에서 늘 비슷한 어리석음을 보여요. 그 모든 일들이 당장 펼쳐질 것처럼 호들갑을 떨지요. 그러느라 정작 따져보아야 할 현실의 문제는 도외시해요. 당장 무인자동차가 도입되면 대중교통이나 화물 배송 일을 하던 수많은 운전기사들은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게 돼요.
이뿐이 아닙니다. 무인자동차는 기본적으로 데이터를 기반으로 움직여요. 수많은 데이터를 집적하고 데이터에 의존하고 데이터를 생산합니다. 이미 우리는 충분히 스마트폰과 인터넷으로 프라이버시 침해를 당하고 있어요. 그런데 무인자동차 시대가 온다면 이 문제가 더 위태로워질 수밖에 없어요. 우리가 어디로 가는지, 누구와 함께 있는지 같은 개인정보를 파악할 수 있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