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알고 있다. 시간은 늘 흘러가고 있으며, 흐르는 시간은 손에 쥘 수도 어딘가에 담아둘 수도 없다는 것을. 연말마다 딱 한 장 남은 달력을 보면 여러 가지 상념에 휩싸이곤 한다. 내게 올해는 어떤 의미였는지, 잘 살아가고 있는지, 그리고 새해를 맞이하면 작심삼일일 줄 뻔히 알면서도 희망의 싹이 괜스레 돋아나 무언가를 새로 시작하고 싶어진다.
시간이란 끝없는 순환인 줄 뻔히 알면서도 우리는 달력과 함께 생활하면서 마치 시작과 끝이 있는 것처럼 느낀다. 순환적인 무형의 시간 개념을 물성으로 담아낸 것이 달력과 시계다. 이번 특집의 주인공은 달력이니 시계에게 잠시 양보를 부탁한다.
늘 우리 곁에 있는 것이라 한 번도 신기해한 적 없지만, 마치 처음 만난 물건처럼 달력을 낯설게 바라보자. 하루를 정하고, 일주일을 정하고, 한 달을 정하고, 일 년을 정해서 그 모두를 숫자로 표기해 종이에 담아낸 달력. 누가, 왜 만든 것일까?
모든 사물의 최초는 그 사물이 등장한 근본적인 이유를 품고 있다. 현대의 달력과는 조금 다르지만 매우 유사한 최초의 달력은 고대 이집트에서 만들어졌다. 태양력의 원조인 이집트의 달력은 달의 움직임은 전혀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일 년을 365일로 삼았는데, 1개월을 30일로 해서 12개월을 두고, 남은 5일은 축제일로 정해두었다. 기원전 6000년경부터 이 태양력을 사용했다고 하지만 언제부터라고 짚어서 말하기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