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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화, 플랫폼, 인공지능 인간 일자리를 위협하다 ①

인간과 기계의 경쟁,

‘이번엔 다르다?’

산업혁명기 인간은 자신들의 일자리를 빼앗아간 방직기를 부수며 기계화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다. 이후 기술혁신은 거듭됐고, 인간과 기계의 경쟁은 계속됐지만, 대부분은 상생으로 결말을 맺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인간과 기계의 경쟁이 이번만큼은 과거와 다르다고 두려워하는 사람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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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노동 혹은 일자리에 대해 인류가 최초로 겪은 공포는 산업혁명[1]기에 일어났을 것이다.
18세기에서 19세기 초, 인간이 하던 수많은 일을 기계가 대신하기 시작했다. 면화 섬유에서 씨를 뽑아내는 일, 손으로 실을 잣던 일, 실로 천을 만드는 직조 등. 특히 증기기관이라는 엄청난 동력에 힘입어 사회 전 분야에서 기계화가 진행되었고, 인간은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노동에 직면하게 됐다.

인간 일자리를 위협하는 기계화에 대해 사람들이 최초로 반기를 든 것은 이 무렵이었다. 18세기 말 영국의 섬유산업은 잇단 기계화에 힘입어 세계 시장을 휩쓸었고, 영국의 산업혁명을 추동했다. 기계화로 인해 수공업적인 사업장은 종말을 맞았고, 기계화를 이룬 기업은 적은 인건비로 큰 이윤을 남겼다. 19세기 초, 영국에서는 방직기를 파괴하는 ‘러다이트 운동’이 일어났다. 일터를 잃은 많은 숙련공들이 밤마다 망치로 공장의 기계를 부쉈다.

‘일자리를 빼앗는다고 기계를 파괴한다?’ 언뜻 생각하면 러다이트 운동은 기술혁신과 이에 따른 사회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우매한 사건 같지만, 실상은 다르다. 기계화로 인해 노동자들은 단순반복적인 노동에 투입되었고, 작업 환경은 매우 열악했고, 장시간 노동을 해야 했다. 하지만 임금은 굶주린 배를 채울 수도 없을 만큼 형편없었다. 러다이트 운동은 이러한 노동현실을 바꾸고자 한 노동자들의 사회운동이었다. 파업은 실패로 끝났지만, 노동자들의 임금과 노동환경은 개선되었다.

러다이트 운동 : 1811∼17년 영국의 섬유산업에서 일어났던 기계 파괴운동. ‘N.러드’라는 사람이 조직적으로 전개한 운동이라서 러다이트 운동이라 한다. 러드는 실제 인물이 아닌, 비밀조직에서 만든 가공의 인물이다. 당시 섬유산업의 기계화와 더불어 경제불황이 심해져 고용감소와 실업이 증가하고, 임금 체불이 성행했으며, 고물가로 노동자들은 극심한 생활고를 겪었다. 러다이트 운동은 처음에는 노팅엄의 직물공장에서 시작해 북부로 확대되었다. 의회가 군대 개입을 의결, 1816년 러다이트 운동은 진압되었다.

일자리에 대한 사람들의 두려움, 이번에는 과거와 다르다?

인류는 끊임없는 기술혁신을 이뤄냈고, 덕분에 더 안락한 삶,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게 됐지만, 한편에서는 ‘기계에 의한 인간 노동의 대체’가 주기적으로 일어났다. 새 자동화 기술이 생겨날 때마다 기계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아 갈 것이라는 경고의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졌다. 그러나 일자리가 사라지는 대신 새 일자리도 생겨났다. 자동차가 출시되면서 마부와 대장장이는 실직했지만 대신 자동차 공장은 더 많은 일자리를 제공했다. 70년대 무렵 현금출납기가 등장했어도 2000년대 초반까지 은행원은 줄지 않았다.  

하지만 4차산업혁명과 함께 일자리에 대한 우려가 또다시 깊어졌다. 특히 ‘인공지능AI, 로봇공학, 사물인터넷, 자율주행차, 3D프린터, 나노 기술’, 여섯 분야에서는 매일 신기술이 쏟아져 나왔고, 그 결과 크고 작은 일상의 풍경이 계속 변화했다. 고속도로 톨게이트 수납원이 사라졌고, 음료와 음식 주문은 키오스크가 대신한다. 매장마다 셀프 계산대가 한두 대 생기더니 어느새 인간 계산원보다 늘어났다. 온라인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번화한 거리에 즐비하던 작은 오프라인 매장은 설 자리를 잃었다. 모두 플랫폼으로 흡수되었다.  

눈앞에서 일자리가 사라져가고 있지만, 우리는 불안한 와중에도 하루하루의 일상에 쫓겨 정신없이 살아가고 있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기 어렵고, 낮은 임금의 불안정한 임시직이 늘어나고 있음을 아는 채로.    

챗GPT의 등장은 일자리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일반적인 사무직 노동자의 일자리마저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 전문가들 일부는, 챗GPT를 비롯한 AI의 발전 속도가 너무 빨라서 인간의 지능을 넘어서기 시작했다며, AI가 기계와 인간 노동이라는 고전적 대결구도에서 이전과 확연히 다른 결과를 가져올지 모른다고 경고한다. 물론 과거든 현재든 인간 일자리 문제는 사회·경제적, 심리적 요소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서 AI를 비롯한 기술혁신의 문제로만 파악할 수는 없다.

인류는 기술에 관해 두 가지 태도를 보여준다. 새로운 기술에 경이로운 ‘찬사’를 보내는 한편, 일자리를 비롯해서 새롭게 발생하는 복합적인 문제들에 ‘근심’한다. 지금까지는 용케 일자리에 대한 우리의 두려움이 기우였던 걸로 판명되었다. 그렇다면 이번에도 그럴까? 아니면 이번엔 다를까?

 


레이 커즈와일, ‘2045년 특이점이 온다?’
특이점은 기술이 인간을 뛰어넘어 새로운 문명을 만들어 낼 시점을 의미하는 용어다. 1993년 버너 빈지는 <다가오는 기술적 특이점: 인류 후 시기에서 생존하는 길>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빈지는 ‘휴고상’을 다섯 번이나 받은 작가이자 대학에서 수학과 컴퓨터 과학을 가르쳤다. 그는 “초지능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면 인간은 더 이상 미래의 발전속도를 예견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기술적 ‘특이점’을 대중에게 널리 알린 사람은 세계적인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이다. 레이 커즈와일은 미래예측서 《특이점이 온다》에서 기술이 선도하는 미래의 유토피아를 그렸는데, 출간 후 논쟁의 불씨가 되었다.
특히 레이 커즈와일은 2029년 인공지능이 인간 수준으로 진화할 것이며, 2030년 말쯤 인간두뇌를 기계에 업로딩하는 게 가능해지고, 이후 인공지능이 스스로 ‘지능 폭등’을 일으켜 인간을 능가하는 새로운 지능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보았다. 그는 이때를 ‘특이점’으로 보았으며 2045년에 특이점이 도래할 것으로 예측했다.
커즈와일은 이 책에 자신의 이론을 입증할 수십 종의 지수함수와 그래프 등을 제시하면서 과학적으로 정밀한 분석이라고 말했지만, 아직 검증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진위는 알기 어렵다. 그의 책은 치열한 논쟁을 불러왔지만, 그럼에도 기술 발전이 거듭되는 현재의 인류에게 시사할 점은 분명 있다. 무엇보다도 인간이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인공지능을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지성적이며 도덕적일지가 문제다.

 

🖲 자동화, 플랫폼, 인공지능: 인간 일자리를 위협하다
01  인간과 기계의 경쟁, ‘이번엔 다르다?’ 02 발전 속도 너무 빠른 인공지능, 자연지능 인간의 일자리 위협하다
03 블루칼라 전성시대, 올까? 04 모라벡의 역설, 진화로 다져진 인간의 능력 05 미세노동, 보이지 않는, 위태롭고 열악한 노동
06 플랫폼 노동 ‘디지털 특수고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