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날이 진화하는 인공지능 기술은 우리에게 큰 편리성을 제공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 인공지능의 배후에 보이지 않는 노동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모른다. 개발자가 만든 알고리즘에 의해 완전히 자동화된 시스템으로 작동한다고 여긴다.
그러나 인공지능은 알고리즘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인공지능을 훈련하기 위해서는 몇 분, 몇 초 안에 끝나는 초단기 작업, 일명 클릭노동으로 불리는 미세노동(Microwork)이 필요하다. 필 존스는 《노동자 없는 노동》에서 거대 IT 기업의 자율주행차, 클라우드 컴퓨팅, 스마트 비서 등과 인공지능은 자동화된 시스템만으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며, 제3세계 빈민의 ‘수작업’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이 초단기 임시직 노동을 미세노동이라고 표현했다.
챗GPT가 수많은 데이터를 학습하는 과정을 보자. 2023년 1월, 타임지는 챗GPT 개발에 동원된 케냐 노동자를 인터뷰했다. 이들은 시간당 1.32~2달러 정도의 임금을 받고 챗GPT가 문제 발언을 못 하게 아동학대, 폭력, 증오, 편견 등 혐오표현을 걸러내는 일을 했다. 이 중에서 정신적인 피해를 보았다고 호소하는 사람이 있었지만 후속 조치는 없었다.
케냐 난민촌의 한 막사 안에 여러 대의 컴퓨터가 설치돼 있다. 그 안의 한 여성이 도시에서 촬영된 동영상에 ‘집’ ‘가게’ ‘자동차’ 등의 라벨을 일일이 지정한다. 또한 알고리즘에게 각양각색의 동물 사진을 식별하는 방법도 알려준다. 몇 초 안에 이뤄지는 이 ‘클릭노동’은 시간수당이 아닌 완료한 작업 건수로 수당을 지급한다. 고된 노동에 비해 임금은 형편없고, 일거리 또한 들쭉날쭉이라 불안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