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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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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똑똑한데 운전대만 잡으면 어쩜 저럴까 싶을 만큼 멍청해지는 친구가 있다. 운전을 못해서가 아니다. 자주 가는 곳인데도 어찌나 헤매는지, 참 신기했다. 길치인 그 친구는 세상을 잘 만난 덕에 내비게이션이라는 신문물에 힘입어 불편 없이 잘 살고 있다.

요즘 우리 사회에는 정치·사회적 길치가 많은 것 같다. (절대로 길치에 대한 폄훼의 마음으로 쓴 글이 아닙니다) 어느 시대, 어느 사회든 다양한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자주 보는 몇 안 되는 친구들끼리도 소통의 어려움으로 긴장하고 다투고 그러다 화해하거나 헤어지거나 하는데, 수많은 사람이 국가라는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야 하니 보통 일이 아니다. 더구나 개인마다 현실적인 상황이 너무나 달라서 견해차를 좁히는 게 매우 어렵다. 하지만 이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 사회가 퇴보하거나 맴돌거나 사회적 약자의 고통이 방치될 수밖에 없다. 요즘은 문제 자체보다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방향성을 갖느냐가 더 중요하단 생각이 든다.  

불평등보다 더 큰 문제는 혐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는, 일전에 장애인의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며, 아침 8시 출근 시간에 서울지하철 4호선 혜화역에서 탑승 시위를 벌였다. 우리나라는 장애인 정책 수준이 OECD 주요국 중 최하위권이다. 지하철을 타고, 공중화장실을 이용하고, 식당에 가는 평범한 일상이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에게는, 산을 안 다니는 사람이 친구 따라 편한 운동화 신고 북한산을 등반하는 일만큼이나 고되다. 자연스러워야 할 일상이 이렇게 힘드니 일하러 다니는 것도, 공부하러 학교에 가는 일도, 친구와 만나 맛있는 식사를 하는 일도 다 너무 어렵다.

출퇴근 시간마다 지옥철인데 전장연 시위까지 겹치자 난리가 났다. 지하철 연착이 얼마나 속 터지는지 모두 경험한 바가 있으리라. 짜증 나고 화나는 일이다. 지하철 연착의 진짜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 걸까? 코앞에서 시위하는 장애인들? 이 분노는 어딜 향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