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 군집은 매우 독특하다. 꿀벌은 여왕벌, 수벌, 일벌이 철저한 역할 분담을 통해 거대한 군집을 이뤄 살아간다. 한 마리의 여왕벌이 수만 마리의 벌들을 낳아 만든 거대한 가족이다. 그럼 꿀벌의 번식은 어떻게 이뤄질까? 꿀벌 번식은 개체수의 번식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군집 번식에 주목해야 한다.
벌집에 꿀벌 개체수가 포화 상황에 이르면 한 무리의 일벌이 새 여왕을 키우기 위해 도토리 모양의 제법 큰 방(왕대)을 10~20개쯤 만든다. 여왕벌은 방 하나에 하나씩 알을 낳는다. 알에서 깨어난 유충을 여왕벌로 성장시키는 일은 일벌의 몫이다. 일벌은 이 유충에 특별히 ‘로열젤리’를 먹인다. 일벌의 머릿속에 있는 분비선에서 생성되는 이 로열젤리는 유충을 여왕벌로 만드는 기적을 일으킨다. 여왕벌 유충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로열젤리가 여왕벌로 성장시킨다. 여왕벌 유충이 고치를 만들 무렵이 되면, 원래 있던 여왕벌은 2만여 마리의 일벌을 거느리고 새집을 찾으러 벌집을 떠난다. 이를 분봉分蜂이라고 한다.
기존의 여왕벌이 떠난 후 벌집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로열젤리를 먹은 여왕벌 후보가 자라면, 이들은 격렬한 전투를 치르고 이 중에서 살아남은 딱 한 마리만 새 여왕벌의 자리에 오른다. 새 여왕 꿀벌은 벌집 주변을 날아다니다 여러 마리의 수컷과 교미를 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여왕 꿀벌의 정자낭에는 4년에서 5년 동안 알을 낳는 데 필요한 정자가 저장돼 있다. 돌아온 여왕벌은 부지런히 알을 낳기 시작해 다시 벌집을 가득 채운다. 꿀벌 개체수는 이렇게 분봉을 통한 군집의 번식으로 늘어난다.
이 꿀벌 세계에 대규모 실종 사건이 터졌다. 미국의 데이브 해컨버그는 40년 넘게 꿀과 ‘로열젤리’ 같은 꿀 제품을 생산하는 양봉업 종사자다. 벌통이 무려 3,000개에 달한다. 2006년 11월, 데이브는 플로리다주 들판에 두었던 400개의 벌통을 옮겨야 할 상황이었다. 일꾼들과 함께 양봉장에 도착한 그는 벌통을 트럭에 실으려고 했는데, 이상하게 벌통 입구에 벌이 한 마리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