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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상적인 개념어들,

진실의 훼방꾼 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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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희망, 용기, 정의, 민주주의…’ 개념어란 추상적인 관념을 나타내는 말이다. 세상의 모든 개념어들은 정체를 알기 어렵다. 변기라는 말과 정의(正義)라는 말을 비교해 보자. 변기는 특별한 용도를 가지고 탄생한 사물이다. 누구든 직관적으로 변기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다. 재질과 모양이 시대와 문화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변기라는 말 자체의 혼돈은 거의 없다. 무엇보다 구체적인 실물이 존재한다.

하지만 정의는 다르다. 정의는 ‘진리에 맞은 올바른 도리’, ‘사회를 유지하는 공정한 도리’라는 뜻으로 쓰인다. 그러나 이 말은 지금 이 순간에도 정치적 사기를 포장하려는 레토릭으로 자주 남발된다. 더구나 사회가 복잡해 개인 간, 집단 간 ‘각자의 정의’가 너무 달라 사회집단 안에서 이 ‘각자의 정의’가 계속 충돌한다. 더 참담한 것은 정의를 세우겠다며 높이 든 칼날이 부정의(不正義)로 귀결될 때다. 과거 전두환 정권은 ‘정의 사회 구현’이라는 모토를 앞세우고 죄 없는 수많은 민간인을 죽였다. 정의에 대해 수없이 말하지만 정의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모호한 개념어들로 인한 갈등이 늘 사회적이고 극단적인 일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평범한 생활 속에서도 곧잘 갈등을 일으킨다. 사람들마다 개념어에 대한 정의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다. “이게 사랑이야?!” 참으로 진부한 드라마 대사 같은데, 실제로 많은 이들이 설혹 이 말을 내뱉지는 않았어도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은 있을 것이다. 사랑이 뭔지 잘 모르겠다.

한편 ‘사랑 따위는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사랑이 사람을 살게 하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앞의 사랑과 뒤의 사랑은 어떤 점에서 같고 어떤 점에서 다를까? 인간관계의 수많은 오해도 대부분 이런 개념어에 기반한 사고방식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니, 소통을 잘하려면 앞뒤 문맥에 따라 개념어가 어떻게 쓰이는지 세심한 이해가 필요해 보인다. 만일 토론을 위한 소통의 경우라면 개념어 정의를 분명히 하고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추상적인 관념을 담은 개념어라는 그릇은 투명 망토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다. 실체를 확인하려면 고차원적인 사고를 해야 한다.  

‘멋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