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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탐구

사무엘 막비

희망의 보금자리를 짓는 건축가

1990년대 미국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이었던 앨라배마주 헤일.
건축가 사무엘 막비는 이곳에서 10년 동안 희망의 집을 지었다.
그는 건축가의 사명을 몸소 실천하며, 사람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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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에 눈뜨다

사무엘 막비(Samuel Mockbee, 1944~2001)는 1944년 미국 남부에서 태어났다. 미국의 남부지역은 예전부터 인종차별이 심한 곳이다. 미시시피주 머리디언에서 자란 막비는 어린 시절, 흑인과 백인이 다르지 않다는, 당시로서는 조금 ‘특별한’ 교육을 받았다. 하지만 일상의 생활에서는 크게 다르기 어려웠다. 막비에게 흑인은 가정부, 심부름꾼 일을 하는, 다른 세상의 존재일 뿐이었다. 흑인을 두려워하진 않았지만, 흑인과 함께 서 있어 본 적조차 없을 정도로 백인과 흑인이 사는 세계는 구별되었고, 분리되었다. 

1966년, 막비는 군대에서 흑인 훈련병들과 만나면서 자기도 모르게 자신 안에 쌓여져 있던 인종에 대한 편견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제야 남부지역에서 흑인이 얼마나 가혹하게 차별받고 있는지 알게 된다. 인종차별 문제에 이제 막 눈을 뜨게 된 셈이다.  그때, 막비는 자신의 인생에서 결코 잊을 수 없는 사람을 만난다. 흑인인권운동가 제임스 채니였다. 막비는, 자신의 위험에 아랑곳않고, 있는 힘껏 흑인 차별의 문제를 외치는 채니의 모습에 매료되었고, 동시에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았다. 막비는 자신에게 끊임없이 물었다.
‘내가 가진 능력을 다른 사람을 위해 쓸 수 없을까?’
마침내 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건축으로 소외된 흑인을 돕겠다고 마음먹는다. 이때부터 막비는 예술가와 건축가의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막비의 생각이 행동으로 옮겨진 것은 1982년 미시시피주 매디슨 카운티에 사는 그레이스 메리 수녀의 부탁이 계기가 됐다. 당시 막비는 건축사무소를 개업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었다. 막비를 찾아온 메리 수녀는, 폐가들을 수리해서 불우한 이웃들에게 제공해 줄 수 있는지 물었다. 막비는 수녀가 기부한 7,000달러와 기증받은 건축재료, 자원봉사 인력만으로 작업에 돌입했다. 

이 작업을 통해 막비는 개인의 기부를 통해서도 어엿한 집 한 채를 지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또한 직접 남부지역 흑인들의 생활을 두 눈으로 목격하면서 이들의 삶에 대해 더 깊게 이해하게 되었다. 그들과 멀지 않은 곳에서 살아왔지만, 막비는 한 번도 빈민 구역에 가 본 적이 없었다. 이후 막비의 건축사무소는 매디슨 카운티 빈곤퇴치연합의 소개로 가난한 가족 집을 세 채를 더 짓게 되었고, 본격적으로 ‘가난한 가족에게 집 지어주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루럴 스튜디오, 건축의 사회적·윤리적 책임을 묻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