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이 부러져 깁스를 한 적이 있다.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남의 일일 때는 모르겠더니 내 일이 되고 보니 하나에서부터 열까지 일상생활이 너무 불편했다. 목발을 짚는 일은 겨드랑이가 아파서 포기하고, 휠체어를 대여해서 집에서 한동안 생활했다. 간단한 일인데도 타인의 도움이 필요했고, 가족이라도 남의 손을 빌리는 일은 편치가 않았다. 계단의 존재에 대해 별 생각 없이 다녔는데, 다치고 보니 계단과 턱이 사방에 왜 그렇게 많은지.
비장애인에게는 계단이 별것 아니겠지만 휠체어는 말할 것도 없고 편마비 뇌병변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계단 이용은 매우 두려운 일이다. 계단을 오르다 중심이 무너지면 낙상하기 쉽기 때문이다. 부상으로 인한 불편은 기한이 있지만 장애로 인한 불편은 기한이 없다.
장애인에게 세상은 온통 장벽(barrier)이다. 돈을 벌고 학교를 다니려면 이동을 해야 한다. 하지만 장애인의 이동은 불편의 연속이다. 시각장애인의 경우 버스 번호판을 볼 수 없어서 버스 이용이 어렵고 지하철 이용도 절대 쉽지 않다.
유니버설 디자인은 이러한 장벽을 거둬내는 배리어프리(Barrier Free, 무장애 디자인)으로부터 시작됐다. 배리어프리는 ‘장애인들이 생활하는 데 장벽이 되는 것들을 제거한다’라는 의미다. 계단이나 턱 등 물리적인 장벽을 제거한다는 의미의 건축 용어 ‘barrier-free[1]’에서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