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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2명이 퇴근하지 못했다》

산재, ‘사고’가 아닌 ‘구조’의 관점에서

최근 산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커졌지만
여전히 하루 평균 두 명의 노동자가 직장에서 목숨을 잃는다.
산재를 줄이기 위해서는 ‘사고’ 너머의 ‘구조’를 보아야 한다.
이 책은 산재가 일어나는 구조적 원인을 짚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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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가 일어나는 ‘진짜’ 이유

산재는 2010년대 이후 한국사회의 달라진 인권, 안전 감수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2016년 구의역에서 고장 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사망한 ‘김 군’, 2018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연료공급용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사망한 김용균 씨, 2022년 평택 SPL 제빵공장에서 소스배합기에 몸이 끼어 사망한 이름 모를 청년노동자까지, 젊은 노동자들의 안타까운 죽음이 언론에 잇따라 보도되며 산재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었다. 사람들의 생각도 ‘어쩔 수 없는 사고’에서 ‘막을 수 있었던 사고’, 나아가 ‘앞으로 일어나선 안 되는 사고’로 느리지만 확실히 바뀌어갔다. 2022년 제정된, 경영진에게 노동자 보호의 책임이 있음을 명확히 한 중대재해처벌법은 산재에 대한 이러한 시민들의 인식 변화를 토대로 삼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연평균 800여 명의 노동자가 산재사고로 사망한다. 하루 평균 두 명꼴로, 아침에 집을 나선 노동자가 살아서 돌아오지 못하는 것이다. 이중 언론에 보도되는 산재는 극히 일부다. 그마저도 적은 분량과 복잡한 내용 탓에 사람들의 뇌리에서 금세 잊히고 만다. 산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커졌고, 그 결과 중대재해처벌법까지 제정되었지만 사고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신다은의 《오늘도 2명이 퇴근하지 못했다》는 그 이유를 ‘구조’에서 찾는다. 단순히 노동자가 부주의해서, 기업이 부도덕해서, 언론이 무신경해서 산재가 일어난 게 아니라, 이들을 그렇게 행동하게끔 만드는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산재, 안전보다 생산을 중시하는 구조의 문제

사람들은 ‘살기 위해’ 일을 한다. 그런 일터에서 사람들이 ‘죽어가는’ 까닭은 무엇일까?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기업이란 안전보다 생산을 우선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얼핏 상반되는 듯 보이는 두 산재사고를 살펴보자. 하나는 한 노동자가 대기업 공장에서 가동 중인 기계를 점검하다 기계에 끼어 숨진 사건이다. 다른 하나는 가전용 에어컨 수리 기사가 작업할 때 꼭 필요한 사다리차가 오기 전 맨몸으로 실외기를 수리하다 바닥으로 추락해 숨진 사건이다. 지은이가 왜 사고가 일어났는지 묻자, 두 기업 관계자는 서로 다른 답변을 했다. 첫 번째 사건에서 관계자는 설비가 멈춰 있는데 어떻게 점검을 제대로 하냐며 도리어 지은이를 나무랐다. 두 번째 사건에서 관계자는 어떤 것도 안전보다 중요하진 않다며, 사다리차도 없이 수리에 나선 노동자를 탓했다.

한 기업은 설비 점검의 효율을 위해서 노동자의 안전을 뒷전에 놓았고, 다른 기업은 노동자의 안전이 빠르게 실외기를 수리하는 것보다 중요하다 답했다. 그 점에서 첫 번째 기업보다는 두 번째 기업이 보다 ‘노동자 친화적인’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애초에 노동자가 왜 사다리차를 기다리지 않고 맨몸으로 실외기를 수리했을까? 회사가 ‘1시간에 1건 수리’라는 원칙을 세우고 업무 일정표를 촘촘하게 짰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두 번째 기업은 애초에 도저히 안전을 생각할 수 없는 환경을 만들고, 노동자가 죽자 안전이 중요하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