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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 위기 특집: 키워드리포트 05

물도 살고, 사람도 사는 방법

댐건설, 물 부족 해결할 수 있을까

물을 다스리는 일은 인간의 생존을 위해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이를 위해 오래전부터 인류는 댐을 건설해왔고, 기후위기 속에 당면한 물 부족 해결을 위한 중요한 열쇠로 다시금 댐건설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댐 건설을 둘러싸고 이견이 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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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의 아버지 환웅은 천부인[1]을 지니고 무리 3000명과 더불어 이 땅에 내려와 태백산(지금의 백두산) 신단수 밑에 신시(神市)를 열었다. 다들 아는 것처럼 《삼국유사》에 실린 이 이야기는 우리나라 건국신화다. 이때 풍백(風伯)과 우사(雨師), 운사(雲師)가 함께 했다는 기록이 있다. 풍백은 바람을, 우사는 비를, 운사는 구름을 다스리는 신들이다. 수렵이나 어로, 채취와 같이 먹을거리를 자연에 의존해야 했던 시절이니 비, 구름, 바람은 일찍부터 인간의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으로 여겨졌음을 알 수 있게 해준다.

그 옛날, 나라를 다스리는 일은 곧 물을 다스리는 일과도 통했다.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부터 그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었다. 농경지에 물을 대는 것을 관개(灌漑)라고 하고, 이를 이용한 농사를 관개농업이라 하는데, 기원전 3300년경 고대 도시 문명이었던 수메르에서는 관개농업을 위해 수로를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다. 기원전 3000년 경 고대 이집트에서 만들어진 유물 중에는 왕이 운하 기공식을 하는 부조가 새겨져 있기도 하다.

중국 청도의 대표적인 관광지 두장옌(都江堰, 도강언)은 전국시대에 만들어진 수리시설임에도 현재까지 그 역할을 하고 있을 정도다. 특히 중국 최초의 국가로 알려진 하나라의 우왕은 오랜 골칫거리인 홍수를 다스려서, 흔히 요순시대로 알려진 요왕과 순왕에 이어 왕위에 오른 것으로 전해질 만큼, 치수는 제왕이 지녀야 할 손꼽히는 덕목이었다. 우리나라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아서 이미 고대에 벽골제, 의림지, 수산제 같은 저수지가 축조되어 농업에 활용되었다는 얘기는 앞서 밝힌 바 있다.(사진 중국의 두장엔)

가물거나 너무 비가 많아서 농사를 망치게 되면 자연스레 민심도 흉흉해지기 마련이어서, 제왕들은 날씨에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나라는 삼국시대부터 천문과 기상을 관측하고 연구하는 지금의 기상청과 같은 기관을 두었고, 그 결과 세계 최초의 천문도로 평가되는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 같은 한국 천문학사상 최고의 자랑거리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하늘이 관측과 연구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현실은 그러지 못했다. 자연을 사람이 임의로 다스릴 수 없기 때문이다. 비가 오지 않으면 사람들은 기우제(祈雨祭)를 지냈고, 비가 많으면 기청제(祈晴祭)를 지냈다. 무속의 힘을 빌어 굿을 하기도 했고, 심각한 경우에는 왕과 조정의 대신들까지 나서서 제사를 지냈다는 기록이 있다.

중국 고대의 사상가 순자는 “어차피 제사를 안 지내도 때가 되면 비는 온다”면서 기우제를 사기라고 비난했지만, 농사에 생명이 달린 백성을 보는 왕으로서는 손을 놓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을 것이다. 그런 한편 더 많은 물을 확보할 수리시설 확충에도 신경을 써야 했으니, 지나치게 큰 토목공사를 벌이다가 재정의 악화와 작업 동원에 불만을 품고 등을 돌린 민심으로 나라가 무너지는 일이 역사에 종종 등장한다.

댐 건설, 물 부족 해결할 수 있을까

더 많은 저수용량과 다양한 물의 활용을 위해 등장한 것이 댐(Dam)이다. 사전적 의미로 보자면 댐은 하천의 흐름을 막아 저장된 물을 생활용수나 공업용수, 농업용수, 환경개선용수, 발전, 홍수 조절, 운송 등의 용도로 이용하기 위해 만든 높이 15m 이상의 공작물을 말한다. 세계 최초의 댐은 기원전 2800년경 고대 이집트에서 높이 11m, 너비 106m 규모로 가라위 계곡에 건설한 것이었지만 곧 무너졌다고 하는데, 이후 로마인들을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과학기술의 발달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발전해왔다.

세계적으로 약 80만 개의 댐이 설치되어 있으며, 우리나라에도 1만 8000개의 댐이 건설되어 역할을 해내고 있다. 규모나 용량도 점점 커져서 중국 장강에 설치된 싼샤댐은 세계에서 가장 큰 콘크리트댐으로 높이가 183m에 너비가 1.6㎞에 달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소양강댐은 저수용량이 29억 톤으로, 완공 당시에는 동양 최대의 사토댐[2]이었고 현재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크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과연 물 관리를 위해 댐 건설이 최선인가 하는 점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댐 건설로 생길 수밖에 없는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다. 물에 잠겨 오랜 터전을 잃은 수몰민과 물 이용이 수월해진 하류지역 주민들과의 갈등, 물을 가둬놓으면서 생기는 안개와 일조량 감소, 낮아진 기온이 농작물의 생장에 미치는 영향, 기상변화로 생기는 신경계와 호흡기의 질환, 동식물의 서식지 상실 등을 그 이유로 든다. 게다가 요즘처럼 기후변화로 생기는 국지성 호우로 인한 피해에는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도 설득력에 한몫을 거든다.

이러한 이견으로 미국 같은 나라에서는 1965년부터 2020년까지 막대한 돈을 들여 668개의 댐을 해체했고, 2030년까지 최소 4000개에서 최대 3만 2000개까지 댐이 해체될 것으로 보는 연구도 나왔다. 한편 일본은 1997년 이후 새로운 댐 건설을 중지해오다가 2020년의 홍수 이후 다시 재개한 상태고, 우리나라도 2018년 국가주도의 댐 건설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올해 다시 극한 가뭄과 홍수의 극복, 산업용수 확보를 이유로 다목적댐 3곳, 홍수조절용 7곳, 용수전용댐 4곳 등 모두 14곳에 기후대응댐을 건설하겠다는 발표를 한 상태다. 모쪼록 자연을 거스르지 않으면서 인류의 미래도 피해를 입지 않는 지혜로운 방안이 나오기를 바랄 따름이다.

해수담수화를 비롯한 새로운 수자원 개발에 박차를 가하다

사용가능한 수자원을 개발해 더 많은 물을 확보하는 연구도 많은 진척이 있다. 제일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해수담수화. 지구에 가장 많은 양이 있지만 염분 때문에 생활에 활용하지 못하는 바닷물을 담수화하는 연구다. 물을 증발시키거나 삼투압 또는 역삼투압 방식으로 바닷물에서 염분을 제거하는 연구들이 활발하다. 그러나 이 방법들은 에너지가 많이 들고 그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다량 배출해 환경을 오염시킨다는 지적을 받는다.

우리나라는 2016년 부산 기장군에 해수담수화 시설을 만들었고, 두산에너빌리티 같은 기업은 증발법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았다. 이 기업이 사우디아라비아에 지은 플랜트는 세계 최대규모의 담수화 시설로 이름이 높을 정도로 이 분야에서 앞서가고 있다.

또 지난 8월 기계연구원(KIMM) 자연모사연구단은 공기 중에 수분을 모아 먹는 물을 생산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아프리카 나미브 사막에 사는 딱정벌레가 공기 중 수분이 등껍질에 이슬로 맺히면, 이를 생존에 필요한 물로 섭취하는 것에 착안해 개발했다는 이 기술은 야외에서 수분을 포집할 수 있는 3㎏ 용량의 휴대용 물 수확기로 국내에서 처음 개발되었고, 곧 휴대용과 대용량 제품으로 출시될 예정이라고 한다.

물 위기를 극복하려는 노력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해왔다. 그 발전도 눈부시다. 하지만 아무리 많은 자원도 낭비 앞에는 견뎌내지를 못한다. 씻고 마시고 먹는 데만 물이 필요한 게 아니라는 건 누구나 안다. 물이 가장 많이 쓰이는 데는 농업용이고 생활용이 그 다음이다. 산업용이 그 뒤를 잇는데, 미국 거대기술기업들이 벌이는 인공지능(AI) 기술 전쟁의 기반인 데이터센터의 물 소비량이 급증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으면 산업에 쓰이는 물의 양도 기하급수적으로 늘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수자원의 개발과 활용도 중요하지만 현명한 소비도 고민해야 할 때다. 거기에 지구와 인류의 미래가 있다.


물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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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우리나라 강수량, 계절마다 지역마다 차이 극심
05 물도 살고, 사람도 사는 방법 댐건설, 물 부족 해결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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