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햇살이 창가에 닿아 있다. 미적거리는 여름 열기에 지쳐버린 사람들. 우리는 한 순간도, 인간 한 사람 한 사람이 거대한 대자연의 미미한 일부라는 사실을 깨우치려 하지 않는다. 우주의 중심에 인간을 두고, 그 수십억 명의 하나인 자신에 대해 골똘할 뿐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인상파 화가 줄리안 온더동크가 그린, ‘가을 풍경’(fall landscape)을 한참 바라보다 어쩌면 우리는, 대지를 불태우는 붉은 가을의 열정을 잃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조바심이 들었다. 인간이 자신들에게만 골똘하며, 더위를 피하기 위해 에너지를 마구 써대는 동안, 침묵으로 견뎌내던 자연은 속으로 곪은 피폐함을 어느 순간 드러내보일 수밖에 없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