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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값 폭등,

일시적 현상이 아닌 일상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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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레카뉴스

사과 도매가격이 1년 만에 2배가 뛰어 처음으로 10kg당 9만원대를 기록했다. 불과 1년 전에는 절반도 되지 않는 4만 1000원대였다. 국제 가격비교 사이트 넘베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사과 1kg 가격은 6.8달러로 세계 1위에 올랐다.

사과와 배 저장량이 줄고 정부의 할인 지원에도 한계가 있는 만큼 소매가격이 다시 오를 가능성도 남아 있다. 기상재해의 영향으로 지난해 사과와 배 생산량은 각각 전년보다 30.3%, 26.8% 감소했으며, 비정형과(못난이 과일) 생산이 증가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하 농경원)이 발표한 ‘농업관측 3월호’ 보고서에 따르면, 일조시간[1] 부족으로 인해 주요 과채류 출하가 감소하고 이에 따라 가격이 전년도 같은 달보다 오를 것이라고 예측된다. 여기에 더해 농경연은 이달 토마토와 대추방울토마토 도매가격이 2만 3000원(5㎏)과 2만 4000원(3㎏)으로 각각 1년 전보다 43.9%, 11.2% 각각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정부는 서둘러 사과값 안정화 대책을 내놨다. 농림축산식품부의 ‘과수산업 경쟁력 제고 대책’(2024~2030)이 그것이다. 강원도 사과 산지 재배 면적을 2배 이상 넓히고,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냉해·태풍·폭염을 포함한 재해 예방시설 보급률을 30%까지 올리겠다는 게 주 골자다. 계약재배[2] 물량을 6만t으로 확대하고, 온라인 도매시장을 활성화해 유통 비용을 10% 절감하는 방안도 포함됐다.(월간 <유레카>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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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값 폭등의 주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농산물 생산량 하락세의 주된 원인으로 꼽히는 건 기후위기예요. 지난 12월 초 낮 최고기온은 20도를 웃돌았지만 12월 중하순에는 영하 10도를 밑도는 등 지난해 12월은 기상관측 이래 가장 기온 변동 폭이 컸던 12월로 기록됐어요. 날씨의 영향을 크게 받는 농가에게는 치명적인 일이죠.

또한 한반도의 여름철 장마가 길어지고 강우가 심해지는 추세가 뚜렷해지면서 과일에 치명적인 탄저병[3]이 증가했습니다. 몇 년 전부터 일상이 되어버린 너무 덥거나 추운 봄철 날씨도 심각한 문제예요. 2023년 3월 전국 평균기온은 평년보다 3.3℃가 높은 9.4℃로 기상관측 이래 최고 온도를 기록했어요. 전국적으로 봄꽃 개화기가 빨랐고, 사과꽃도 평년에 비해 열흘 이상 빨리 피었습니다.

문제는 꽃이 피고 난 뒤인 4월 초에 기온이 영하까지 떨어지는 한파가 몰아쳤다는 점입니다. 한파는 사과꽃이 피었을 때 갑자기 기온이 내려가 꽃이 얼어죽는 현상인 ‘냉해’로 이어져 수많은 사과 농가에 피해를 주는데요. 기후위기로 이런 이상기후 현상이 일상적으로 반복되면서 지속적으로 피해를 끼치고 있어요.

기후위기 말고 다른 이유는 없나요?

사과의 생산량이 30% 감소한 데 반해 가격은 2배 가까이 올랐어요. 생산량 감소폭에 견줘 사과값 상승폭이 3배 가까이 높은 셈이죠. 이렇게 이상하리만치 큰 폭으로 가격이 오른 것은 ‘도매시장 경매제’ 때문이라는 의견이 대다수입니다.

농산물 유통의 거점시장인 공영도매시장[4]에서는 경매를 통해 사과 등 농산물 가격을 정합니다. 생산자가 맡긴 수확물을 도매시장법인이 경매에 부쳐 중도매인에게 넘기고, 낙찰가의 4~7%를 수수료로 받는 방식이에요. 최대한 비싸게 팔아야 하는 도매시장법인[5]과 최대한 싸게 사야 하는 중도매인[6]의 긴장 속에서 공정한 시장가격이 형성될 것이란 기대로 만들어진 시스템이죠.

그런데 대형 도매법인들이 독점 운영하는 ‘경매제’가 유통 비용을 끌어올린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어왔습니다. 농경원은 2021년 발간한 농수산물 도매시장 관련 보고서에서 “경매사(도매시장법인)가 특정 중도매인에게 낮은 가격에 입찰시켜주거나, 좋은 품질의 상품을 독점적으로 낙찰받게 해주고, 경락가격을 조작하는 등 불공정 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한다”며 “2019년 9월 거래된 주요 13개 품목의 전체 거래 중 단독 응찰이 1.79%, 경매 개시 뒤 3초 이내 낙찰 건수가 33.28%로 나타나 경매 공정성에 대한 의혹이 고조됐다”고 분석했습니다.

수수료 장사를 하는 도매시장법인 쪽에서는 오히려 사과값이 비쌀 수록 이득입니다. 그래서 그들 입장에선 굳이 시장 공급량을 늘릴 이유가 없죠. 최병옥 농경원 연구위원은 “사과는 가을에 수확해 저장했다가 다음해 1년 동안 먹는 과일인데, 사과를 가지고 있는 유통업자들이 저장 창고 문을 닫고 공급을 조절하면 값이 점점 더 오르게 된다”며 “당장 내놓지 않고 참았다가 열흘 뒤 경매에 부치면 몇배로 가격이 뛸 텐데 시장에 풀겠느냐”고 지적했어요.

정부는 사과값 안정을 위해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앞서 기사에서 살펴봤듯, 정부는 사과 산지 재배면적을 넓히고, 재해 예방시설을 보충해 계약재배 물량을 늘리고 온라인 도매시장을 활성화해 유통비를 줄이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대책이 사과값 안정에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전문가들은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인 ‘도매시장 경매제도’를 손보지 않는 한 생산량이 조금만 줄어도 가격이 폭등하는 현상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습니다.

백혜숙 지속가능국민밥상포럼 대표는 “기후위기 시대에는 농산물 유통 구조가 더 유연해져야 한다. 도매시장에서 경매로만 농산물 가격을 정하는 현행 방식이 아니라 도매상이 생산자·소비자와 직거래할 수 있는 ‘시장도매인 제도’를 도입하면 도매시장법인의 독점을 완화해 농산물 가격이 지금보다는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