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곳곳에서 크고 작은 지진이 발생하고 있다. 4월 3일(현지시각)에는 대만에서 25년 새 최대인 규모 7.2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틀 뒤 미국 뉴저지 인근에서 규모 4.8의 지진이 발생했고, 그 여파로 미국 동부 해안가 도시들이 크고 작은 피해를 입었다. 뉴욕에서는 최초의 지진이 발생했을 당시 자유의 여신상이 흔들리는 모습이 목격되었지만, 심각한 지진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지진 규모가 4.8이면 매우 위험한 사례는 아니지만, 이번 지진에 주목하는 이유는 지진의 성격과 관련이 깊다. 지진은 대륙 판과 판의 경계나 단층에서 발생한다. 지각 내부에 축적된 응력[1]이 단층운동으로 해소되면서 발생하는데, 대부분 판의 경계에서 일어나는 ‘판 경계 지진’이다. 3일 발생한 대만의 강진이 이에 해당한다. 대만은 태평양판, 유라시아판, 필리핀판이 만나는 곳에 위치해 지진이 잦다.
그러나 뉴욕을 비롯한 동부 해안 지역은 판 내부에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지진 발생 위험이 낮아 안전하다고 여겨졌던 곳이다. 중급 규모의 지진이 발생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이번 지진은 10여년 만에 미국 북동부 지역에서 발생한 가장 강력한 지진이었다.
전문가들은 ‘판 내 지진’의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경고한다.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지진 안전지대라고 여기지만, 전문가들은 뉴욕보다 지진 위험이 높다고 말한다. 뉴욕 일대에서 일어난 가장 큰 지진은 규모 5.4로 추정되는 1884년 지진으로 140년 전의 일이지만, 한국은 비교적 최근인 2016년 9월 경주에서 5.8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 당시 지진 지속 기간이 짧아 큰 피해를 입지는 않았다. 전문가들은 지진 재해에 대한 대비와 대응책 마련과 더불어 주기적으로 단층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_월간 <유레카> 2024년 5월호
지진 발생의 원인과 관련 깊은 이론은 독일의 지구물리학자 베게너의 ‘대륙이동설’이에요. 아주 오랜 옛날에는 모든 대륙이 하나로 붙어 있었는데, 이것들이 점차 쪼개지면서 오늘날의 지구와 같은 모습이 되었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대륙이동설은 이 거대한 대륙이 어떤 힘으로 쪼개져 이동할 수 있었는지 설명할 수 없어서 묻혀 있었어요. 그러다 수십 년 후인 1928년 영국의 지질학자 홈스가 ‘맨틀[2] 대류설’로 대륙이 이동하는 원인을 설명하면서 다시 주목을 받게 됩니다.
홈스는, 대륙은 맨틀 위에 떠 있는데, 맨틀이 움직이기 때문에 그 위에 얹혀 있는 대륙이 이동한다고 설명하고 있어요. 대륙이 이동할 때 판들이 가까워지거나 멀어지는 경계를 확인할 수 있는데, 이때 각 판의 경계에서 대규모 충돌이 일어날 경우 지진이 발생하게 된다는 것이죠. 이 가설은 지진 발생 원인을 규명하는 이론 중의 하나입니다.
또 다른 이론은, 1906년 미국의 지진학자 리드의 이론이에요. 그는 암석의 탄성 때문에 단층을 따라 암석이 휘어지면서 에너지가 축척되고, 원래의 상태로 되돌아오면서 탄성에너지가 순간적으로 방출되어 지진이 일어난다고 주장했어요. 이를 ‘탄성반발설’이라고 해요. 전문가들은 판의 경계에서 상당히 떨어져 있는 한반도의 지진 원인은 이 탄성반발설에서 그 원인을 찾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합니다.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지진 안전지대라고 믿고 있는데요, 그 이유는 이웃나라 일본과 대만 등에서 자주 지진이 일어나는 데 비해 우리나라는 큰 규모의 지진이 일어나지 않았고, 지진 피해가 크게 발생한 적이 없어서입니다. 일본, 대만은 판의 경계에 있는데 반해 한반도는 판의 내부에 있기 때문에 판 간의 충돌로 인한 지진이 발생할 확률은 낮습니다. 하지만 판 내 지진’이 발생하고 있어 안전을 장담할 수 없어요.
그러나 비교적 최근 들어 지진 발생이 잦아지고 있어요. 2016년 경주 지진은 역대 최대 규모인 5.8이었죠. 지진 규모에 비해 피해가 크지 않았던 것은 지속시간 때문입니다. 경주 지진은 대략 7초 가량으로 지진 에너지가 확산되기 전에 멈췄지요. 하지만 피해가 큰 일본 지진의 경우 지속시간이 20초에서 길게는 170초 정도라고 합니다.
2023년 11월 경주에서 일어난 규모 4.0 지진을 비롯해 같은 해 한반도에서 일어난 규모 3 이상 지진 횟수는 기상청에 따르면 열여섯 번에 이릅니다. 우리나라의 지진은 ‘판 내 지진’으로, 한반도는 유리시아판 내부에 있지만 태평양판과 인도양판이 이 유라시아 판을 밀고 있어요. 필리핀 판의 영향도 받고 있다고 해요. 따라서 지각의 응력이 축적돼 있다가 어느 순간 임계점에 다다르면 지진이 발생할 수 있어요. 즉, 한반도 아래에 있는 모든 단층들이 지진 발생의 잠재적인 원인이 될 수 있어요.
지진을 가장 무서운 재해로 꼽는 이유는 예보가 불가능한 자연재해이기 때문이에요. 또한 ‘판 내 지진’의 경우 ‘판 경계 지진’보다 정보도 부족해 지진의 발생 위치와 시점을 분석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지각 내부에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단층이 많고, 어떤 단층이 판 내 지진을 일으킬지 예측하기 매우 어렵다고 합니다.
아직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지 않았지만, 더 큰 문제는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경주와 울산 지역에는 원자력 발전소가 몰려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지진이 발생하면 뉴스에서는 앞다퉈 ‘원전에 영향 없어’라고 보도하는 것입니다. 특히 우리나라 원전은 원전마다 핵폐기물 저장이 거의 포화상태입니다. 더구나 경주 진앙지에서 불과 10㎞에 있는 월성원전은 노후화돼 있어, 노후 원전 수명연장 추진은 매우 위험한 일입니다.
지진으로 인한 재앙을 대비하기 위해서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으로 한반도 ‘활성단층’ 조사를 치밀하게 한 후 이를 토대로 지진재해도를 완성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또한 내진 설계 등을 강화해야 합니다. 특히 지진 시 원자력발전소 및 중저준위 방사능폐기물 매립장 등의 안전문제를 위한 투자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