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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신정변 특집: 키워드리포트 01

서구열강의 아시아 진출

외세가 온다

19세기 초 조선사회는 세도정치라는 비정상적인 정치권력의 작동으로 나라 전체의 기강이 무너지고 있었다. 왕권은 약화되고 세도가들은 정사를 자신들의 마음대로 주무르는 통에 백성들의 삶은 피폐해지고 있었다. 그 무렵 산업혁명에 성공한 서구열강은 새로운 시장 개척을 찾아 아시아로 눈길을 돌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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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여 년 간의 세도정치, 민란이 일어나고…

19세기가 막 시작되는 1800년의 조선은 어수선했다. 바로 그해, 조선의 르네상스를 이끌었다고 평가받은 정조가 세상을 떠나고 순조가 왕위를 이었다. 왕의 나이는 겨우 열 살. 영조의 계비면서 증조할머니인 정순왕후가 수렴청정을 했다. 정순왕후가 제일 먼저 한 일은 권력의 교체다. 정조 이후 권력의 핵심이었던 남인을 몰아내고 자신의 지지기반인 노론 벽파(사도세자의 폐위와 처벌을 주장했던 그룹)를 권력의 전면에 내세웠다. 남인이니 노론이니 하는 붕당정치는 조선 중기의 특징적인 정치 운영 형태였다.

한편 1801년에 일어난 신유박해는 당시 국내에 들어와 포교 활동을 하던 주문모 신부를 비롯해 300여 명의 천주교인들을 처형한 대규모 천주교인 탄압이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정치적 목적 또한 있었다. 남인 세력들 중에 천주교인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때 황사영 같은 이는 서구열강의 힘으로 천주교의 탄압을 막아달라는 편지를 청나라의 주교에게 보내려다 발각된다(황사영 백서사건). 이 일로 인해 천주교에 대한 탄압은 더욱 심해졌고, 서양에 대한 경계심이 강화됐다.

정치 권력의 교체와 천주교인에 대한 박해로 문을 연 정순왕후는 공노비를 해방시키는 등 민심을 달랠 정책도 시행했다. 그러나 잇단 가뭄과 이유를 알 수 없는 잦은 화재로 민심이 흉흉해지고, 순조의 처가인 안동 김씨 세력들과의 권력다툼에서 밀려나면서 3년여의 수렴청정은 막을 내린다. 순조의 친정체제[1]가 시작되지만 나라를 다스리는 일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 정순왕후의 퇴장으로 권력의 구심점을 잃은 노론 벽파 역시 세력을 잃어 붕당정치가 붕괴되지만, 그 자리를 처가인 안동 김씨들이 대신했다. 여기에 외가인 반남 박씨, 세자빈의 가문인 풍양 조씨까지도 합세했다. 소위 세도정치가 시작된 것이다. 이같은 세도정치는 이후 대원군과 고종이 등장하기까지 60여 년간 지속되었다.

세도정치란 왕실의 친척 또는 힘있는 권문세가가 권력을 거머쥐고 온갖 정사(政事)를 마음대로 주무르는 매우 비정상적인 정치형태로, 국가의 기강이 문란해지고, 국가 정치체제가 무너져버렸다. 이들 권문세가는 나라의 요직을 장악했고, 부정한 방법으로 백성을 착취해 재산을 늘리는 등 갖은 부패를 일삼았다. 과거제도는 문란해졌고, 탐관오리들의 수탈로 조세제도 또한 무력해졌다(삼정문란). 이로 인해 피폐한 생활을 잇던 백성들의 크고 작은 저항이 잇달았는데, 1811년 평안도에서 일어난 홍경래의 난과 1862년 경상도에서 시작해 전국으로 번진 진주민란이 대표적이다.(사진_순조의 장인 영안부원군 김조순. 이를 주축으로 안동 김씨에 의한 세도정치가 시작되었다.)

붕당정치: 조선 시대에, 사림들이 붕당을 이루어 상호 비판하고 견제하면서 행하던 정치. 선조 때에 인사권을 가진 이조 전랑의 자리를 놓고 동인과 서인으로 갈라지면서 시작되어 노ㆍ소ㆍ남ㆍ북의 사색으로 나뉘는 등 조선 후기까지 계속되었다. 재야의 유생들까지도 어느 한쪽을 지지해 모든 관료와 지식인들이 대를 물려가면서 대립하는 양상을 빚었다. 붕당간의 대립은 매우 배타적이었으며, 주로 복상(服喪) 문제, 세자책봉 문제 등 민생과 관련이 없는 문제들을 중심으로 전개되어 국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치열한 붕당간의 대립은 영조, 정조 등의 탕평정책으로 다소 누그러졌다가 19세기에 세도정치로 발전한다.

중국 청나라, 아편전쟁 완패로 항구 개방  

세도정치와 민란으로 몸살을 앓는 조선과는 달리 서양은 이미 15~17세기에 걸친 대항해시대를 끝내고, 18세기 후반 영국으로부터 시작된 산업혁명이 19세기에 들어서면서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었다. 증기기관과 방적기의 개발로 대량생산이 가능해졌고, 이는 경제성장과 도시의 발달로 이어졌다. 전통적인 농업사회가 산업사회로 바뀌면서 더 다양한 원료 공급처와 더 큰 소비시장이 필요해진 서양이 눈을 돌린 곳은 자연스럽게 동양일 수밖에 없다.

한편 명나라는 1542년 일찌감치 포르투갈과 무역을 하려고 마카오를 개항했다. 1572년부터 아예 세금을 받고 포르투갈인의 마카오 체류를 허락했다. 본격적인 서양과의 교류는 1685년 광저우를 개항하면서부터다. 이 시기에 영국과 프랑스, 미국을 비롯한 각국의 대사관도 들어섰다. 광저우는 서양과 교역하는 유일한 창구였는데, 중국의 차와 도자기, 비단 등은 유럽, 특히 영국 귀족들 사이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수출품이라고는 고작 면방직물인 영국으로서는 막대한 은의 유출을 막을 수 없어 골머리를 앓았다. 이런 분위기에서 등장한 것이 아편이다. 영국은 인도에서 생산한 아편을 중국에 밀매하면서 수출입 적자를 완화하고자 했다. 그러나 아편이 중국의 사회문제로 대두하자 이의 유입을 막으려는 중국과 영국이 한바탕 전쟁을 벌이게 되는데, 이것이 우리가 잘 아는 아편전쟁이다.

중국 청나라 때 벌어진 두 차례의 아편전쟁은 중국의 참패로 끝났고 손해 또한 적지 않았다. 1차 아편전쟁(1839~1842) 후에는 난징조약을 통해 상하이를 비롯한 5개의 항구를 개방했다. 홍콩이 영국의 손에 넘어간 것도 이때다. 2차 아편전쟁(1856~1860)에는 무려 10개의 항구를 열었고, 이는 본격적인 서구열강의 중국 진출의 발판이 되었다. 한때 동아시아 최강으로 군림하던 중국의 패배는, 당사국인 중국은 물론 주변 국가들에게까지도 큰 충격이고, 서양 열강을 바라보는 시각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일본, 미일수호통상조약으로 개방 본격화

일본 역시 막부시대인 1570년, 포르투갈과의 교역과 예수회의 선교를 이유로 나가사키(특집플러스 참조) 항을 열었다. 그러나 본격적인 개항은 1853년 미국의 페리 제독이 함대를 이끌고 오면서부터다. 이미 중국에서 벌어진 아편전쟁을 통해 서양세력의 힘을 보았던 일본은 미국의 통상 요구에 굴복해 이듬해 미일화친조약을 맺었고, 시모다 항과 하코다테 항을 개항했다. 나아가 1858년에는 미일수호통상조약을 맺음으로써 개방을 본격화했다.

이 조약에는 에도(지금의 도쿄)와 오사카 등에서는 미국인이 일본 정부의 간섭 없이 무역과 거주할 권리를 부여하고, 무역에 관해서는 일본 관원이 간섭하지 말아야 하며, 일본 내에서 미국의 영사 재판권을 인정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된 전형적인 불평등 조항이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요코하마, 나가사키, 니가타, 효고 항이 문을 연 것도 이 조약을 통해서다. 이후 일본은 러시아, 영국, 프랑스와도 이와 같은 불평등 통상조약을 잇달아 체결했다. 서양을 향한 일본의 문호가 활짝 열린 것이다.

중국과 일본이 16세기에 어떤 방식으로 개항을 하고 서양의 문물을 받아들였든간에 19세기에 접어들면서 외세의 태도가 완전히 달라졌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서양 열강의 제국주의 각축전이 동아시아에까지 확장되었기 때문이다. 한편 조선의 앞바다에도 16세기 이후 간간이 낯선 서양배들이 등장하고는 했지만 크게 위협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흥선대원군의 집권기인 19세기 중후반부터는 완전히 다른 양상이 벌어졌다. 제국주의 전쟁에서 벗어나기 어려웠을 뿐만 아니라 서양문물을 먼저 받아들인 청나라와 일본이 조선을 압박해왔기 때문이다.

삼정문란: 삼정은 전정, 군정, 환곡을 말하는데, 결국은 세금 행정 전체를 통칭하는 말이다. 전정은 농토에서 거두는 세금이고, 군정은, 농민 장정에게 군포를 거두는 것이며, 환곡은 춘궁기 때 곡식을 빌려주었다가 가을에 이자를 붙여 거두어들이는 것으로, 이자가 점차 고리대로 변해 세금화되었다. 삼정문란은 국가 재정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삼정의 운영이 중앙의 통제를 벗어나 지방 관아의 수탈도구로 전락하여 문란해진 일을 말한다.

 금세 꺼져버린 개혁의 불씨, 갑신정변
특집 서문: 왜 갑신정변인가?
특집 맛보기: 갑신정변 전후의 중요 사건들
임오군란, 갑신정변, 청일전쟁, 일사늑약
🎈키워드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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