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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봉투법,

21년 만에 국회 본회의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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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레카 뉴스

8월 24일, <노동법 제2·3조 개정안>, 일명 ‘노란봉투법’이 여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노란봉투법은 파업 노동자들을 상대로 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과 가압류가 노동자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비판에서 탄생했다. 정식 명칭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이다. 노동쟁의 중 일어난 폭력이나 파괴로 인한 손해를 제외한 노동자들의 정당한 쟁의행위[1]에 대한 기업의 무분별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2004년, 노동자의 권리를 실질적으로 보장한다는 취지로 관련 법안이 처음 발의된 이후 21년 만의 일이다. 윤석열 정부 시절 노란봉투법이 두 차례나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대통령 거부권에 막혀 무산된 바 있다.

이번에 통과된 노란봉투법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다. ① 노사 관계에서 ‘사용자’의 범위 확대, ② 파업 등 노조 활동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 제한. 노동계는 이를 각각 ‘진짜 사장 책임법’, ‘손배 폭탄 금지법’이라 부르며 열렬히 환호하고 있다. 법안 통과 당시 국회 본회의장 방청석에서 이를 지켜보던 40여 명의 노동자가 기립 박수를 쳤다.

반면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영계는 노란봉투법이 “노조의 불법 행위를 조장하고 산업 현장에 혼란을 일으킨다”라며 우려의 뜻을 내비쳤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법안에 반대하며 전날부터 필리버스터[2]를 진행하다가, 표결이 시작하자 본회의장을 떠나기도 했다. 노란봉투법은 9월 2일 국무회의에서 공포안을 의결하면서 입법이 완료되었다. 6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쳐  2026년부터 시행될 예정이다.(월간 <유레카> 2025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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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봉투법이란 무엇인가요?

이 개정안의 이름을 왜 노란봉투법이라고 부르는지 설명할게요. 쌍용차 노동자들은 2007년 회사의 정리해고에 반대하며 77일 파업투쟁을 벌였어요. 이후 회사 측은 이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2013년 법원은 쌍용차 노동자들에게 약 47억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어요. 이 보도를 접한 후 한 시민이 노란봉투에 4만 7000원을 넣어 언론사로 보내면서 10만 명만 이렇게 모으면 쌍용차 노조를 도울 수 있다는 내용의 글을 전했지요. 노란색 봉투를 사용한 이유는 과거 월급봉투의 색에서 착안한 것으로, 노동자들이 다시 예전처럼 월급 받는 평범한 일상을 되찾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해요.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노란봉투 캠페인’이 시작됐습니다.

2014년 이후 노란봉투법은 거의 제자리걸음이었는데, 2022년 대우조선해양이 민주노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하청노조)를 상대로 470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면서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어요. 하청노조는 2022년 6월 2일부터 7월 22일까지 대우조선해양의 경남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1번 도크를 점거한 후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였고, 이로 인해 작업이 중단되는 사태가 있었어요. 대우조선해양은 이로 인해 8000억 원대의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하청 노조의 지급 여력과 여론 등을 고려해 470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어요.

노동계가 계속 노란봉투법 개정을 요구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 법이 노동자의 권리를 지켜줄 수 있기 때문이에요. 10여 년 전, 쌍용차 노조원을 돕기 위한 ‘노란봉투’ 모금 운동이 있었지만 노동자들은 손해배상과 가압류 굴레를 벗어나기 어려웠어요. 2014년 쌍용차 해고자 김주종 씨는 한 시민단체에 다음과 같은 내용을 남기고 5년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어요. “해고 기간 55개월, 국가가 제기한 손해배상액 14억 7,000만 원, 퇴직금 가압류, 부동산 가압류….” 김주종 씨처럼 지난 20여 년간 손해배상·가압류 때문에 스스로 삶을 포기한 노동자가 수십 명에 달해요.

대한민국 헌법에서는 노동3권을 보장하고 있어요. 노동3권은 노동자가 노동조건의 향상을 위해 자주적으로 노동조합 기타 단결체를 조직·가입하거나 그 단결체를 운영할 수 있는 ‘단결권’, 노동자가 사용자에 대해 대등한 입장에서 근로조건 및 기타 복지후생과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에 대해 교섭할 수 있는 ‘단체교섭권’, 교섭이 결렬될 경우 파업 등 집단적 행동을 통해 요구를 관철할 수 있는 ‘단체행동권’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노동계는 노동3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서는 노란봉투법이 꼭 필요하다고 요구해왔어요. 노동자들의 정당한 쟁의행위에 대해 기업의 무분별하고 과도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함으로써, 노동자의 생존권을 보호하고 노조 활동 위축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죠. 노동자들이 해고나 소송의 위협에서 벗어나야 동등한 위치에서 협상을 할 수 있으며, 그래야 건강한 노사 관계가 형성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 노동계는 원청 기업의 사용자 책임을 분명히 할 것을 요구했어요. 점점 전통적인 고용형태를 벗어난 특수고용과 플랫폼 노동 등이 크게 늘어난 만큼 이 분야 종사자를 노동자로 대우하고, 원청 기업의 사용자 책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이번에 통과된 노란봉투법에 대해 알려주세요.

법안의 골자는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노조법 2조 2호에 정의된 ‘사용자(노동을 제공하는 사람에게 그에 대한 보수를 지급하는 개인 혹은 법인)’의 범위를 확대했다는 점인데요. 기존에는 계약상 ‘사업주’, ‘경영책임자’ 등이 사용자였기 때문에, 하청 노동자들이 아무리 업체와 교섭을 해도 근무 환경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계약상 사용자인 하청 업체에는 근로 조건에 대한 결정권이 없기 때문이죠. 하지만 이번에 사용자의 범위가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자의 근로 조건에 대해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로 확대되면서, 이전처럼 원청 업체가 “자신은 계약서상 사업주가 아니다”라며 교섭을 회피할 수는 없게 됐습니다. 노동계에서 이를 ‘진짜 사장 책임법’이라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어요.

다른 하나는 노동쟁의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한다는 점입니다. 물론 기존 노조법 3조에도 ‘사용자는 이 법에 의한 단체교섭 또는 노동쟁의로 인하여 손해를 입은 경우에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에 대하여 그 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명시되어 있어요. 하지만 ‘이 법에 의한 단체교섭 또는 쟁의행위’의 개념을 노사가 다르게 해석하며 노동자를 향한 손해배상 청구가 남발했고, 결국 수많은 노동자가 죽음으로 내몰렸죠. 이를 막기 위해 이번 개정안에서는 구체적인 책임 조건을 추가해 불법 행위가 아닌 정당한 쟁의행위에는 손해배상 청구를 금지토록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