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찬성 “교육 정상화 위해 필요” |
입시는 학생선발 장치다. 입학제도는 어느 나라에나 있고, 학생들 사이의 경쟁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입시 열풍은 너무나 기형적이어서 입시 지옥이라는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니다. 초등학교, 심하면 유치원 때부터 명문대 입학을 준비하고, 중고등학교에 진학하면 치열한 경쟁에 시달리게 된다. 공부의 목적이 명문대 진학이다. 그렇다보니 어릴 때부터 학생들은 성적 경쟁에 시달린다. 좋은 성적을 위해 밤늦게까지 학원에 다니는 것은 기본이다. 그러다 고등학교에 들어가면 거의 입시 기계로 변한다.
가장 가고 싶은 대학은, 입학 능력과 무관하게 ‘서울대’이다. 그 대학의 어떤 과정이 좋아서, 그 대학이 어떤 분야에서 탁월해서가 아니다. 1등 대학이라서다. 학생들에게 어느 대학에 가야 하는지 묻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정원 4000명 남짓의 서울대를 꼭두점으로 해서 입학생 성적별로 대학을 쭉 줄 세워놓고 그 대학에 성적에 맞춰 정해야 하니까. 서울대 다음에는 연고대, 그 다음에는 ‘서성한-중경외시-건동홍숙-국숭세단’. 그리고 그 다음에는 ‘in 서울-지방 거점 국립대-지방 사립대-전문대’순이다. 학생들은 마치 기둥 위에 올라가는 애벌레처럼 한 단계 더 높은 대학에 가기 위해 피말리는 경쟁을 벌인다.
이러니 교육의 본질 운운하는 것은 한가한 소리가 된다. 경쟁에 이기려면 점수 따는 요령을 익혀야 한다. 변별력이라는 걸 앞세워 제대로 가르치지도 않은 내용이 나온다. 학교에서 교사가 원리를 이해시키기 위한 학습을 하고 싶어도 학생들과 학부모로부터 입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외면받기 일쑤다. 그리고 시험 성적 높이는 요령은 사교육이 효과적이다. 그러니 모두 사교육으로 몰린다. 공교육이 파행적[1]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사교육의 힘을 빌릴 여력이 부족한 아이들은 경쟁에서도 밀리고 대입 혹은 중등교육까지 포기해버리는 경우가 많다.
입시 성과 위주로 학교교육이 흐르다 보니 공부를 포기한 학생들은 아예 교육 과정에서 소외된다. 명문대, 괜찮은 대학이라고 흔히 말하는 4년제 대학의 정원은 전체 학생의 5% 남짓이다. 교육이 이들을 위해 움직인다. 게다가 숨 막히는 성적 경쟁 때문에 입시철이면, 혹은 시험기간이 끝나면, 성적 비관 자살 기사가 종종 보도된다. 입시 위주의 학교교육은 대학 서열화에서 비롯된 것이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든 못하는 학생이든 인간다운 삶을 위한 제대로 된 진짜 교육 과정을 경험하지 못한다는 점에서는 똑같다. 이상적인 교육의 실현을 위해서 대학서열화가 깨져야 하고 그러려면 대학평준화가 실현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