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자유로를 따라 북쪽으로 한 시간을 달리면 한 산업단지에 다다른다. 흔히 산업단지라고 하면 큰 공장이 여럿 있고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와 거리의 기계소음을 상상하기 쉽지만 이곳은 분위기가 다르다. 현대적 미감의 낮은 건물이 리듬감 있게 이어지고 계절에 맞게 꾸며진 카페와 서점이 사람들을 반긴다. 여기는 국내 유일 출판문화산업단지 파주출판도시다.
경기도 파주시 문발동, 산남동, 서패동, 신촌동 일대에 조성된 파주출판도시는 원래 군사작전지역이었다. 북한과 접해 있는 접경도시로, 여전히 파주 지역의 상당 부분이 군사시설보호구역에 해당한다. 전쟁에서 평화로 변화를 시작한 건 1997년. 이 일대가 출판산업 장려를 위한 국가산업단지로 지정되었고 2002년 출판사의 입주가 시작되었다. 현재 약 950여 개의 출판사, 인쇄소, 유통사, 영상제작사 등이 이곳에서 함께 일한다.
이곳의 첫 느낌은 참 건물들이 예쁘다는 것. 대부분이 출판사 사옥으로 예술서적 책등 같은 미니멀하고 견고한 형태를 갖췄다. 이 도시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 많은 건축가들이 도시 설계에 참여했다. 여러 건축가가 공통적으로 내세운 키워드는 자연환경과 어울리고 인간성을 존중하는, 박물관 형태였다고 한다. 이런 풍경에 취하다가도 책을 나르는 지게차와 트럭, 작업자들이 분주하게 오가는 모습에 이곳이 일터임을 깨닫는다.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높은 건물이 없어 파주의 자연환경을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