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용어 공부로 시작하려고. ‘모티프’라는 단어가 무슨 뜻인지 아니? 모티브(motive)가 아니라 모티프(motif)야. 모티프는 우리말로 ‘화소(話素)’라고 해. ‘이야기의 원소’라는 뜻이야. ‘문학에서 빈번하게 되풀이 나타나는 요소’ 혹은 ‘반복되어 나타나는 특정한 주제, 등장인물, 언어 유형’ 등으로 정의돼. 즉 여러 이야기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내용을 모티프라고 해. 예를 들어볼게.
신데렐라, 백설공주, 장화홍련전의 공통점은? 맞아. 나쁜 계모가 등장하지. 이 작품들에서는 모두 ‘나쁜 계모 모티프’를 발견할 수 있어. 유충렬전, 홍계월전, 전우치전의 주인공은 모두 하늘에서 내려와. 따라서 이건 ‘하늘에서 내려온 주인공 모티프’야. ‘금기 모티프’도 있어. 금기는 하지 말라는 뜻이잖아. 판도라에게 절대 상자를 열지 말라고 했는데 열지. 아담과 이브는 선악과를 따먹지 말라는데 따먹어.(애초에 왜 선악과를 만들었을까?) 절대 뒤돌아보지 말라는데 꼭 뒤돌아 보는 오르페우스는 또 어떻고. 하지 말라는데 꼭 하는 모티프, 이걸 금기 모티프라고 하는 거야. 자, 이제 모티프가 뭔지 알겠지?
남장 모티프는 말 그대로 여자가 남자로 변장하는 이야기야. 《홍계월전》의 주인공 홍계월도 남장을 했다가 발
각되잖아. ‘뮬란’도 아픈 아버지 대신 남장을 하고 군대에 가서 엄청난 공을 세워. 가장 유명한 것은 세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일거야.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에게 돈을 빌린 주인공은 사고가 나는 바람에 돈을 못 갚게 돼. 돈을 못 갚으면 살 1파운드를 주기로 계약이 되어 있었어. 여기서 살 1파운드를 준다는 것은 목숨을 준다는 뜻이야.
결국 재판이 열려. 그런데 재판장이 살을 준다고 했지 피를 준다는 말은 없다며, 피를 흘리지 말고 살만 가져갈 것, 그리고 정확히 1파운드만을 가져갈 것 등을 요구해. 이건 사실 지키기 불가능한 거잖아. 샤일록은 재판에서 졌어. 그런데 나중에 재판장이 바로 주인공의 약혼녀였다는 게 밝혀져. 남장을 했던 거야. 이런 이야기는 옛날에도, 지금에도 아주 흔해. 조선시대에 이런 이야기가 없을 리가 없지. 남장 모티프가 나오는 조선시대 이야기, 《이춘풍전》을 살펴보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