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 <파묘>, 일본 영화 <주온>, 미국 영화 <스크림>의 공통점은? 맞아, 모두 공포 영화야.
공포 영화는 제작비는 저렴한데 흥행에 성공만 하면 떼돈을 벌지. <파묘>만 해도 1000억 원을 넘게 벌었어. 그런데 역사상 가장 유명한 공포 영화가 뭔지 아니? 바로 <엑소시스트(The Exorcist)>야. 1973년에 개봉했는데 지금도 각종 여론 조사에서 공포 영화 1위로 꼽혀. 이 영화는 1000만 달러의 제작비로 4억 달러(현재 가치로 10억 달러 이상)나 벌었어.
줄거리를 살펴볼까. 열두 살의 외동딸이 있었어. 그런데 딸이 갑자기 이상해진 거야. 손님들 앞에서 오줌을 싸고 욕을 하지 뭐야. 병원에 갔더니 아무 이상이 없대. 그러더니 점점 모습이 변하기 시작해. 목소리도 험상궂게 변하더니 입에서는 퍼런 독즙을 내뿜고 급기야 목이 180도 돌아가지 뭐야.(영화를 보다가 이런 장면에서 졸도하는 사람이 속출했다고 해.) 계단을 거미처럼 거꾸로 내려오기도 하고 침대는 저절로 마구 흔들려. 결국 부모는 소녀의 몸에 귀신이 들어왔다고 판단을 내리고 퇴마사를 부르기로 하지. 영화 제목 ‘엑소시스트’는 퇴마사라는 뜻이야. 우리말로는 무당. 퇴마사로 온 신부 두 명의 목숨까지 잃으면서 소녀의 몸에서 귀신을 몰아내고 소녀는 원래의 청순한 모습으로 돌아가.
그런데 이보다 450년 전 조선에, 이와 비슷한 내용의 소설이 있었다면 믿을 수 있겠니? 《설공찬전》이란 소설로, 1510년 쯤 채수라는 사람이 지었대. 조선의 엑소시스트, 아니 엑소시스트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설공찬전을 살펴보자.
전라도 순창에 살던 설충란에게 남매가 있었는데, 딸은 결혼하자마자 죽고 아들 설공찬도 결혼하기 전에 병들어 죽어. 그런데 딸의 영혼이 사촌의 몸에 들어가서 사촌이 병이 들었지 뭐야. 부모가 퇴마사를 불렀는데 부적을 붙이는 등 귀신 쫓아내는 여러 가지 방법을 쓰자 영혼이 “나는 여자이므로 이기지 못하지만 내 남동생 공찬이를 데려오겠다.”라며 사라져. 이번에는 사촌의 몸에 설공찬의 귀신이 들어오게 돼. 거참, 사촌하고 사이가 안 좋았나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