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를 전하는 성질을 중심으로 보면, 세상의 물질은 전기가 잘 흐르는 전도체와 전기가 거의 안 흐르는 절연체로 나눌 수 있어. 구리나 알루미늄 같은 금속은 전기가 잘 흐르니까 전도체, 고무나 유리는 절연체야. 그럼 반도체는 뭘까? ‘전기를 전하는 성질이 도체(導體)와 부도체(不導體)의 중간 정도인 물질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야.
대표적인 반도체는 실리콘이야. 가격이 싸고, 지구에 많아서 반도체 재료로 가장 널리 이용돼. 그밖에 게르마늄, 갈륨비소, 갈륨나이트라이드가 있는데 복잡하니까, 실리콘이 대표적이다, 라고 알고 넘어가자. 실리콘을 비롯해 앞에서 말한 물질 자체를 반도체라고 부르긴 하지만, 우리가 산업적으로 말하는 ‘반도체’는 단순히 그 물질 자체를 뜻하는 건 아냐. 실리콘을 가공해서 만든 트랜지스터나 집적회로(IC), LED, 센서 같은 부품이나 소자 전체를 통틀어 ‘반도체’라고 해.
반도체라고 하면 반도체 칩 이미지가 떠오를 거야. 뉴스 같은 데서 ‘반도체가 모자라다’, ‘반도체가 나라 경제를 움직인다’고 할 때의 반도체는 대부분 반도체 칩, 즉 반도체 소자를 말해. (소자에 대해서는 뒤에서 설명할게.)
반도체 칩이라고 하면 복잡한 기계나 금속 조각을 떠올리기 쉽지만, 그 시작은 아주 익숙한 재료인 ‘모래’야. 반도체 칩
은 실리콘 웨이퍼 위에 수십억 개의 트랜지스터나 회로를 새겨넣어 만든 작은 전자 부품이야. 실리콘 웨이퍼? 이건 모래(산화규소)를 정제해 만든 매우 순수한 실리콘 덩어리를 둥근 기둥 모양으로 키운 다음 아주 얇게 썰어서 만든 둥근 판이야. 모래의 주성분인 산화규소에 실리콘이 들어 있는데 산소와 결합한 상태라 산화규소에서 순수한 실리콘을 뽑아내는 과정이 필요해. 실리콘은 전기적 성질을 조절하기 좋아 반도체의 주재료로 쓰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