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vel 2
인문, 상식
목록
오늘의 문해력 미션
먼저 글을 읽으면 읽기 완료로 바뀝니다.
📖 글 읽기 읽는 중
📚 문제 풀기 대기
✍️ 글쓰기 대기
🪄 AI 첨삭 글 제출 후

비문학

에드 콘웨이,《물질의 세계》

6개의 물질로 읽는 인류 문명의 대서사시

image

매일 보고 만지는 스마트폰에서 모래를 떠올리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우리는 디자인되고 브랜드화된 제품 그 자체를 인식할 뿐이다. 삼성이 만든 갤럭시, 애플이 만든 아이폰 등이 그것이다. 확실히 우리는 ‘비물질의 세계(ethereal world)’에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우리는 지극히 가볍고 여리고 편안하며 세련된 세계 안에 살면서 거칠고 원시적인, 그러나 그것이 없으면 그 어느 것도 만들 수 없는 물질의 세계를 당연하게 배제한다.

모래를 가공해 유리를 만든다는 사실은 얼핏 들어서 알고 있을 수도 있다. 그렇다. 유리는 모래의 성분인 실리카를 고온으로 녹여서 만든다. 스마트폰에는 액정이라는 유리가 있다. 물론 고성능을 자랑하는 카메라 렌즈도 유리다. 보통 전기나 전자 정보는 구리선을 통해 전달하지만, 스마트폰은 그 이상의 속도와 해상도를 요구한다. 구리의 한계를 일거에 돌파한 놀라운 발견이 바로 광섬유다. 이것도 유리 가닥으로 이뤄져 있다.

그리고 스마트폰의 핵심을 담당하는 반도체 칩도 모래에서 시작된다. 순수의 최절정인 실리콘 모래를 가공해 반도체 웨이퍼를 만든다. 2020년대 초반, 스마트폰 프로세서에는 1제곱센티미터보다 더 작은 공간에 약 120억 개의 트랜지스터가 들어갔다. 최신 반도체 칩은 이 <유레카> 잡지에 실린 마침표 크기에 약 1,500만 개의 트랜지스터를 장착한다. 나중에 조금 더 언급하겠지만, 모래 이야기는 정말 무궁무진하다.

◀ 에드 콘웨이 지음|이종민 옮김 | 인플루엔셜 펴냄

스마트폰은 모래다!

스마트폰에서 모래를 상상할 수 있다면, 우리는 이제 물질의 세계를 탐험할 마음의 준비를 한 셈이다. 영국의 저널리스트 에드 콘웨이는 《물질의 세계》를 통해 우리가 알지 못했고 볼 수 없었던 경이로운 세계로 우리를 안내한다. 무더운 유럽의 석영(모래) 광산부터 티끌 하나 없는 대만의 반도체 공장, 칠레 아타카마의 소금사막까지 전세계 곳곳을 탐험하며 인류 문명을 개척해 온 여섯 가지 물질을 기반으로 대서사시를 써내려 간다. 경제를 GDP 같은 소득의 관점에서만 바라보면 이 물질들은 사소해 보일지 모른다. 실제로 전체 경제 규모에서 볼 때 이 물질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비용의 관점에서 점점 줄어들었다. 하지만 그 중요성이 줄어든 것은 전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