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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컬처와 전통' 특집: 키워드리포트 03

‘전통’이 낡은 ‘구습’ 같다는 생각,

전통적 가치는 왜 충돌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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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을 담은 문화유산, 오랜 세대를 거치며 전승된 지혜와 슬기는 여전히 소중하다. 한국의 문화유산이 유네스코에 등재될 때마다 우리 문화에 대한 자긍심이 생긴다. 2025년 추석(10월 6일), 박보검의 한복 영상이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대형 스크린에 상영됐다. 이 영상은 ‘한복 웨이브’ 캠페인의 일환으로, 서울 명동을 비롯, 파리, 도쿄, 밀라노 등 주요 도시의 대형 스크린에 상영됐다. SNS에서도 널리 퍼져나갔다. 단순한 광고 캠페인이었지만, 한국의 전통 문화에 대한 글로벌 관심을 환기시키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미국의 타임지는 얼마 전, 2025 공개된 최고의 한국 드라마로 <폭싹 속았수다>를 선정했다. 특별한 상상의 세계가 아닌,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다룬 이 드라마는 1960년대부터 2025년까지, 장장 65년여의 세월을 살아낸, 오애순과 양관식 부부의 일생을 담았다. 이 작품은 당시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TV쇼 비영어 부문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사람들이 드라마를 보면서 눈물을 쏟았다. 부모와 자식 사이의 애틋한 감정들, 다양하고 복합적인 감정들을 진솔하게 그려내, 그 얘기들 속에 자신의 삶을 투영할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매우 보편적 테마이면서 동시에 가족과 효, 공동체, 정(情) 같은 한국의 전통적 가치들, 정서들을 매우 밀도 있게 그려냈다. 전통과 전통문화의 소중함에 대해 이견을 달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전통에 대한 솔직한 마음들, 낡고 부담스러운 구습 혹은 민속일 뿐

그러나 전통에 대한 현실적 시선은 좀 다르다. 문화유산이라고 하면, 지금의 일상과 동떨어진 지나간 ‘옛것’으로 보고, 그 가치를 깊이 새기는 사람이 별로 많지 않다. 민속 박물관에는 과거 한국인의 의식주며, 관혼상제 풍습 등을 보여준다. 하지만 삶이 변화하면 풍습도 변한다. 한국 전통의 문화유산들은 보존할 가치가 있지만, 감흥 없는 구경거리쯤으로 여긴다. 한복만 해도 그렇다. 한복의 아름다움에 대해서는 자부심을 느끼지만 한복을 입을 일도 거의 없고, 한복을 갖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없다. 외국 관광객들처럼 내국인도 고궁에서 친구들과 체험삼아 입어보는 문화체험에 지나지 않는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일년에 두 번, 추석과 설 명절에 한국사회는 기묘한 아이러니 상황에 빠진다. 부모님을 찾아 먼길을 떠나는 모습들, 손주 손녀를 반겨 맞는 할머니와 할아버지, 가족들이 모두 모여 제를 올리고, 오순도순 음식을 나눠먹는 광경은, 말 그대로 ‘가족 중심의 따뜻한 명절’, 그 자체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명절로 인해 크고 작은 스트레스를 겪는다.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인 명절에 사람들이 기쁨과 즐거움이 아닌, 스트레스를 받아야 한다니, 앞뒤가 안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