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붉은 말의 해다. 그래서인지 퇴역마를 비롯해 쓰임을 다한 말들이 얼마나 잔인하게 버려지는지 다룬 기사들이 종종 눈에 들어온다. 말들의 현실이 이토록 험악할 줄은 몰랐다.
말이 어떤 특성을 가진 동물인지 궁금해 AI에게 물어보았더니, 포식자를 피해 이동하며 살아가는 초원의 동물이라고 설명한다. 얼굴 양 옆에 눈이 달려 시야가 매우 넓어 위험을 빨리 감지하고, 작은 소리에도 놀랄 만큼 예민한 것은 늘 도망다니듯 이동하느라 생긴 생존 본능 때문이라고 한다. 무엇보다 말은 무리를 이루어 사는 사회적 동물이다. 서열 관계를 맺고, 동료와 신체접촉을 좋아하고, 고립되면 불안을 느끼는.
하지만 우리가 아는 말들은 경마장이든 승마장이든 한 마리씩 마방에 격리돼 있다. 인간은 오래전부터 야생의 말을 길들여 농업, 전쟁, 운송 등에 이용했고, 지금은 경주, 레저, 관광 등에 동원한다. 인간이 말과 맺는 관계의 방식 자체가 근원적으로 동물권과 배치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동물과 인간이 자연스러운 공존 상태로 돌아가기엔 너무 멀리 와버린 것 또한 현실이다.

국내에는 몇 마리의 말들이 있을까? 2만 7,000여 마리가 있고, 이 중에서 대략 3,000~4,000마리가 경주마로 등록돼 활동하고 있다. 우리가 일상에서 보기 힘든 동물이니, 말의 수가 적은 게 이해되기도 한다. 승마장이나 관광지 정도에서 말을 볼 수 있지만 여전히 일반인들이 말을 보기는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