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추 만물 기원설’은 무슨 저명한 학설을 지칭하는 말이 아니다. 학교에서 통합사회 수업
시간에 무슨 주제로 수업을 하든 후추 이야기를 꺼내곤 해서, 작년에 학생들이 막판에 우스개로 붙인 이름이다.
단일 농산물로서 후추만큼 세계사에 많은 영향을 끼친 것도 흔하지 않다. 다음에 커피, 설탕 등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겠지만, 먹거리와 관련된 것 중에서는 후추만큼의 영향력 있는 작물을 찾기는 쉽지 않다. 후추뿐 아니라 계피, 정향, 육두구 등 많은 향신료들도 중요한 역할을 했기 때문에, 이런 향신료의 대표격으로 후추를 떠올리면 된다. 후추는 대항해 시대를 연 주역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작년에 세계지도를 보면서 주요한 반도와 강, 산맥 이름 정도는 외우고 어디쯤 있는지 알아두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기억할지 모르겠다. 오늘 테마에서는 이베리아 반도와 인도를 세계지도에서 찾아낼 수 있을 정도면 된다. 의외로 이베리아 반도에 있는 두 나라가 어딘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베리아 반도는 유럽 맨 왼쪽 아래의 반도로, 대부분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차지하고 있다(안도라라는 작은 나라와 영국령 지브롤터도 있긴 하다).
세계지도는 여러 가지 버전이 있는데, 위의 지도는 주로 유럽에서 많이 쓰는 형태의 지도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태평양을 중심에 놓은 지도를 많이 쓰지만,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대서양을 중심에 놓은 지도를 많이 쓴다. 오늘은 유럽이 세계사의 중심으로 부상하게 된 계기 중 하나인 대항해 시대를 다뤄야 하기에 일부러 대서양 중심의 지도를 가져와 봤다.